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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큐빗 사용량 최소화하면서 효율적 양자 연산 능력 확보


GIST 연구팀, 관련 논문 발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양자컴퓨터는 현재의 암호 체계를 무너트릴 정도의 능력을 갖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매우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거다.

문제는 이를 상용화하는 데 따른 어려움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큐빗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복잡한 최적화 문제에 대해 효율적 양자 연산 능력을 확보했다.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작곡가 ‘이봄(EvoM)’을 개발한 GIST 안창욱 교수 연구팀이 미래 산업의 3대 게임체인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 이론을 활용해 복잡한 현실 세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AI대학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준석 박사과정생, AI대학원 안창욱 교수(왼쪽부터). 차량 경로 최적화 문제 예시와 제안 양자 접근법에 대한 양자회로도와 시뮬레이터 실행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GIST]

GIST(총장 임기철)는 AI대학원 안창욱 교수 연구팀이 양자역학적 현상을 설명하는 파인만 경로 적분법(Feynman Path Integral)을 활용해 차량 경로 문제(Vehicle Routing Problem)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양자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파인만 경로 적분법이란 양자역학에서 입자의 이동 경로를 계산하기 위해 입자가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이동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경로를 고려해 각 경로에 대한 확률 진폭을 계산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를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차량 경로 문제(Vehicle Routing Problem)는 여러 대의 차량을 사용해 최소 비용으로 고객들에게 최적의 순서로 상품을 배송하는 경로를 찾는 문제이다. 실제 물류, 운송, 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자역학은 물질과 에너지의 가장 기본 성질을 설명하는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양자 컴퓨팅은 그 잠재력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려면 오류 교정 등 여러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탓에 실용적 알고리즘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자 연산의 잠재적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양자 특성에 기인한 고유한 동작 원리를 가진 순수 양자 알고리즘의 개발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연구가 기존 컴퓨팅 알고리즘을 양자 컴퓨터에서 모사하는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어 이른바 실제적 양자 이득(양자 기술이 기존의 기술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제공할 때 발생하는 이점)을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요구되는 큐빗(양자비트) 수가 일반적으로 문제의 크기에 제곱 승으로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실례로 IBM은 올해 초에 세계 최초로 1100여 개 큐빗을 갖춘 양자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이런 독보적 프로세스로도 고작 30여 개 도시로 구성된 차량 경로 문제의 해결이 가능한 정도이다.

연구팀은 양자 연산의 원리에 기존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파인만 경로 적분법을 결합해 차량 경로 문제 최적화를 위한 새롭고 독창적 양자 경로 적분법(Quantum Path Integral Approach)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슈뢰딩거의 파동함수(양자역학에서 물질의 입자)로 표현되는 양자계를 참조하고, 이를 활용해 각각 최적화 경로를 표현하는 양자 상태들의 확률 진폭 분포를 계산하는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연구팀이 제안한 접근법을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과 그 속성을 공유하고 있는 차량 경로 문제에 대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최적화된 경로를 성공적으로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제안 기법이 현실 세계의 다양한 문제에 실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N개 도시를 갖는 차량 경로 최적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로 하는 큐빗 사용량을 기존 ‘N의 2승’에서 N으로 기하급수적으로 감소시키면서도 해법을 찾을 수 있는 효율적 양자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안창욱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적은 큐빗을 활용해 현실 세계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실제적 양자 이득의 실현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자율주행, 제약, 금융, 물류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며 양자컴퓨팅 시대를 앞당기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 Quantum Path Integral Approach for Vehicle Routing Optimization With Limited Qubit)는 운송시스템 분야 국제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에 최근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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