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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 취임25년 ①]기업가치 300배 커져


미래 안목과 결단력 갖춘 리더십이 글로벌 삼성의 기틀

[산업팀]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첨단 기술산업 분야를 더욱 넓히고 해외사업의 활성화로 그룹의 국제화를 가속시킬 것이며 새로운 기술개발과 신경영 기법의 도입 또한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어 사회에 공급하고 건실한 경영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지금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입니다."

4반세기에 해당하는 25년전(1987년) 12월1일. 선대회장인 호암 고(故) 이병철 회장의 타계로 46세의 나이에 삼성 그룹을 이끌게 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당시만해도 이 말은 상투적이고 의례적인 표현으로 치부됐다.

기업인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약속은 빈 말이 아니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그의 미래 비전은 현실이 됐고, 삼성은 굴지의 기업을 제치고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섰다. 1993년 이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선언한 이른바 '신(新)경영'은 여전히 세계 경영학계의 연구 과제이고, 이후 제창한 '천재경영론'이나 '창조경영'도 값진 연구대상이 됐다.

'이건희 경영 4반세기'의 결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선대회장인 호암이 타계한 날이기도 한 19일 삼성에 따르면, 25년전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삼성의 매출은 약 10조원, 기업가치는 1조원에 불과했다. 현재 매출은 383조원으로 당시보다 39배가 늘어났다. 기업가치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최근 시가총액은 303조원에 달해 기업가치가 25년전에 비해 무려 303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약진은 그야말로 괄목할만하다. 당시만 해도 국내 브랜드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만 영업이익이 8조원을 돌파했으며, 최대 경쟁자인 애플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글로벌 9위 브랜드로 글로법 톱10 기업 반열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대약진은 타고난 엔지니어 정신의 소유자이기도 한 이 회장의 미래를 보는 안목과 중요한 시기마다 과감하게 내린 결단력의 덕이 컸다.

삼성은 반도체를 시작으로 TV, 휴대폰 등 거의 모든 전기전자 사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일본 기업을 추격해야 하는 후발 주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요한 시기마다 이들 사업에 대한 이 회장의 결단과 과감한 추진력은 제대로 빛을 발휘했다.

쳐다보기만 해도 까마득했던 미국의 모토로라와 핀란드의 노키아를 제친 것은 물론이고 사업적 스승이었던 일본의 전자업체들마저 초토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외롭고 고독한 기업가이기도 했다.

특히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新경영 선언'과 관련해 이 회장의 소감 피력을 주목해볼만하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 선언은 이 회장이 홀로 거대 조직을 변신시켜나갈 때의 어려움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언은 계획에 없던 것이었고 임원진 회의 결과도 아니었다. 신경영을 선언했을 때 나는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혼자서 거대한 책임의 산 앞에 서있는 거 같은 절대고독을 느꼈다."(이채윤의 책 '이건희처럼 생각하고 정몽구처럼 행동하라'에서 재인용.)

또 "삼성의 패배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리라는 상상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위기는 입체적으로 다가오는데 삼성의 행태는 여전히 평면을 기고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렵 조직 내부에서 발생한 몇몇 비도덕적 행위들은 비록 그것이 외관상 사소하더라도 실망을 넘어 나를 분노케 했다."(앞의 책 151 페이지에서 재인용)

신경영의 요체는 양(量) 중심의 경영을 질(質)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이고, 회장이 주도해 그 체질을 뿌리채 바꾸는 것은 그렇게 고독한 작업이었다.

당연히 그 결과는 값진 것이었다. 신경영을 선언한 뒤 삼성은 수출 규모를 약 15배 가량 늘리며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다졌다.

국내 경제에 삼성이 차지하는 역할은 엄청나다. 2012년 현재 삼성 그룹의 수출규모는 1천567억 달러로 국내 총 수출의 28%에 달하고 있다. 1987년 13%에 불과했던 이 비중은 이제 두 배 이상으로 커졌고, 전체 규모는 당시보다 25배가 커졌다.

혹시 제기될 지도 모르는, 굳이 이건희가 아니어도 삼성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은, 실증적 자료를 참기 무척 힘들 것이다.

/산업팀 digita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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