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안철수, 준비 안 된 대통령…5년 후 바라봐야"

[윤미숙기자] 김형오(사진) 전 국회의장은 12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향해 "준비 안 된 대통령이 되어 나라도 본인도 불행했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정치라는 것이 하수구가 막힌 더러운 곳에 손을 뻗어 그 하수구를 청소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치열하게 민생의 밑바닥을 탐방하고 몸을 담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상당히 예외적인 모습"이라며 "왜 안철수라는 인물이 이렇게 압도하고 나오느냐에 대해 기존 정당들은 반성을 많이 해야 한다. 반성하지 않고 단일화가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안 후보의 역할이 대선 주자가 아닌 '정치개혁'에 머물러야 하며, 안 후보는 5년 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김 전 의장의 주장이다.

김 전 의장은 "앞으로 안 후보도 이런 저런 생각이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려면, 이런 식으로 5년간 유지한다면 경륜도 생기고 다음번에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한민국도 행복해진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고심할 단계"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또 최근 불거졌던 새누리당 내 인적쇄신 갈등에 대해 "안타깝다. 국민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이를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보지 않겠느냐"며 "선거에 임한 사람들은 자기를 버리고 공당우선의 전략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일단 박근혜 후보가 수습은 잘 했다"면서도 "다만 타이밍이 좀 늦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리더는 솔선수범, 시의적절을 놓쳐선 안 되고 강인하고 처절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전 의원이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은 데 대해선 "김 전 의원이 중대 각오를 한 것 같은데 그런 초심을 절대 버려선 안 된다"면서 "총괄본부장이라는 자리는 자기는 죽이고 남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사분란이나 지위체계만 강조한다면 구시대적인 것"이라고 충고했다.

아울러 김 전 의장은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영입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고심해서 모셔온 것 같은데 한 마디로 '글쎄요'다. 호남 한 두 사람 온다고 해서 바뀌진 않는다는 걸 수십년 동안 봐 왔다"며 "본질적으로 호남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이상돈 "김종인·안대희 포기하면 선거 포기하는 것"

• 박근혜, 인적쇄신 갈등 해법으로 '김무성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