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사고 수습에 전념하고 있는 가운데 한 계열사는 연말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해 눈총을 받고 있다.
3일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등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틀 후인 지난달 31일 수원역에 있는 호텔인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 '타운홀미팅'(분기별 월례회의)이 열렸다.
노보텔은 애경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AK플라자가 호텔 체인인 아코르 사에 위탁해 운영하는 호텔이다. 사실상 AK플라자가 보유하고 있는 노보텔은 애경그룹의 또 다른 상장사인 제주항공과는 한 집안 회사나 다름없다.
애경그룹은 참사 직후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400여명의 인력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중이다. 그런데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그룹은 전사적으로 사고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텔 계열사는 연말행사를 그대로 진행한 것이다.
이번 타운홀미팅은 3개월에 한 번씩 개최하는 행사로 신규 입사자에 대한 소개, 우수 직원 및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 생일자 이벤트, 럭키 드로(경품뽑기) 등이 진행됐다.
조촐한 다과와 함께 진행된 행사. 그러나 총지배인의 멘트가 문제가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지배인은 행사 말미에 "시국적으로도 그렇고 제주항공이나 이런 부분들 때문에 여러분께 죄송하지만"이라면서 "성과급은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호텔 종사자들은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성과급 지급 여부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노보텔 수원 직원의 경우도 연봉이 낮아 호텔 수익이 발생하면 성과급으로 이를 채워주는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기와 더불어 굳이 제주항공 참사를 언급하면서까지 성과급 지급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른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사고 후 애경그룹은 종무식과 시무식 등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는 공지를 전 계열사에 전파했으나, 호텔에 대한 인사·교육·행정 업무 등은 위탁 업체가 하고 있다 보니 제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앞으로 전 직원이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하겠다"고 덧붙였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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