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대법원이 휴대폰 대리점이 판매점에 내세운 '183일 이내 신규 통신계약 해지 시 수수료 전액 반환'이라는 환수 조건은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 사이의 불공정 약관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는 지난 12일 휴대폰 판매점 A와 대리점 B 간 체결된 위탁판매계약과 관련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판매점 A는 대리점 B로부터 휴대전화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제15조에 따라 B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단가표와 정책표를 게시하며 이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정산해왔다.
2020년 12월 B가 게시한 정책표에는 신규 통신계약이 183일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될 경우 판매점 A가 수수료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기준이 포함돼 있었으며, A는 해당 기준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 재판부는 B의 정책표에 따라 수수료 환수 기준이 유효하다고 보고 A가 B에게 수수료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에 따라 "해당 정책표의 수수료 환수 기준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법원은 "정책표가 대리점 B의 일방적 작성으로 인해 판매점 A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수수료 반환 기준이 판매점 A의 귀책사유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며 합리성을 결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관해 통신사 관계자는 "대리점 환수 조건은 통신사가 아닌 대리점과 판매점 간의 이슈"라며 "다만 가입 기간 유지 등의 조건은 일부 판매점의 가개통 등 편법·불법 영업이나 일탈을 최소화 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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