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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장된 두산重 주총장…주주 날선 발언 쏟아져


최형희 대표 "외부기관 컨설팅 이후 자금집행 방안 구체화할 것"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30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진행된 두산중공업 57기 정기 주주총회는 주주들의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지난 27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받기로 결정이 나면서 주주 및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다른 회사 사람인가? 정부에 강력하게 원전 재가동을 요청하라", "유동성의 위기가 온 것은 경영진의 문제다", "채권단의 1조원을 어떻게 갚을 것인가", "카드 돌려막기 아닌가", "경영진 보수가 높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이날 주총은 더디게 진행됐으며 10시15분께 끝났다.

30일 진행된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두산중공업]
30일 진행된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두산중공업]

현재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발전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데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채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에 처했다. 이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기로 한 상태다.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성장 기조가 이어졌고, 수년간 지속된 발전시장의 침체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 부회장은 ▲기존사업의 매출 확보 ▲사업포트폴리오 전환과 신사업 확대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고도 설명했다.

◆"왜 노조만 정부에 원전 재가동 요구하나"

이후 주총에서 기존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올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박지원 회장 등 이사 재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 재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의안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날선 발언이 쏟아졌다. 자사 주식을 소유한 이성배 금속노조 두산중공업 지회장은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그는 "두산중공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부채 상환하는 방식이 아닌, 일반인들이 하는 '카드돌려막기'식으로 대출을 막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 대표는 "해외원전(수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충남 안면도 태양광 사업 추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지회장은 "너무 장기적인 얘기만 한다"며 "정부의 1조원을 당장 어떻게 갚을 것인가. 정부에 신한울 3, 4호기 재가동을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지회장은 "노조만 정부에 신한울 3, 4호기 재가동 요구하고 있는데 대표는 마치 남의 회사를 말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두산중공업은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7차 전력수급계획에 포함된 원전, 석탄발전소 프로젝트가 문재인 정부의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되면서 10조원의 수주가 사라졌다.

두산중공업의 수주와 영업실적 [그래픽=조은수기자]
두산중공업의 수주와 영업실적 [그래픽=조은수기자]

다른 한 소액주주는 경영진의 보수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도 고위공무원들이 월급을 반납하고 나선 만큼 경영진도 보수한도와 실제 보수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금융손실과 기타 영업외손실이 너무 크다"며 "경영진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형희 대표 "채권단의 빠른 지원 감사…경영정상화에 만전"

최 대표는 이날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에 감사하다며 경영정상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가스터빈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체코·핀란드 등 원전수주가 가시화되면 영업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채권단이 공적자금 1조원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 "회사 대표이사로서 채권단의 빠른 결정과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채권단과 수시로 협의해 자금이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하겠다. 외부기관에 사업의 지속가능성 등 컨설팅을 받은 뒤 결과에 따라 자금집행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당사는 두산건설에 대한 의사결정 속도와 경영효율화를 위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했으며 두산메카텍 지분도 출자를 받아 자본이 증가됐다"며 "정부 지원에 부흥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빠른 시일 내로 상환해 부담금을 덜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최 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되는 두산중공업의 공기업화 주장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이날 감사위원 선임의 건을 제외하고 박지원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발행주식 총수를 늘이는 등의 기존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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