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올해 코스피가 박스피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외국인에 힘입어 대형주가 이끄는 강세장이 나타났던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신한금융투자는 "박스피 탈출은 올해도 염원에 그쳤다"고 풀이했다. 코스피 수익률은 연초 대비 4.1% 상승했는데, 주요국 증시 중 중간권 성적으로 파악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갤럭시노트7 사태, 트럼프 당선 등 악재성 빅이벤트 연속으로 코스피는 2100선 돌파에 실패했으며, 연중 고점과 저점의 차는 2011년 이후 평균인 200p대로 비슷했다. 월간 수익률 변동성은 1.9%로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낮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에서는 대형주의 반전이 새로웠다고 언급했다. 지난 3년간 연속된 중소형주 강세가 뒤집혔다는 것. 신한금융투자는 "대형주는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대비 2.5%p, 중형주와 소형주 대비 각 13.6%p, 6.4%p의 초과수익률을 거뒀다"며 "대형주 비중이 높은 화장품 및 자동차 관련주 급락에도 불구 코스피200은 코스피를 5.1%p 아웃퍼폼했다"고 전했다.
'외국인의 귀환'도 주목할 부분으로 꼽았다. 4년 만에 10조원대 투자를 회복했으며, 작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기저효과로 외국인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200 외국인 지분율은 37.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코스피를 견인한 대형주 강세는 외국인이 연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해 외국인이 주목한 섹터는 IT, 소재, 통신 및 헬스케어로, 순매수 대금 및 지분율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IT, 소재, 통신은 덕분에 코스피에 비해 각각 23.8%p, 4.9%p, 1.2%p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다만 헬스케어는 한미약품 사태 등 연속된 악재 영향으로 코스피보다 -28.0p%라는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환율로 인해 내년 코스피 명운도 외국인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2008년 이후 월간 코스피 수익률과 원/달러 변화율 상관계수는 -0.6이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 및 환율 레벨 간 상관계수도 -0.7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전망대로 약달러 기조가 형성되면 내년에도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과 코스피 수익률 상승이 가능하다"며 "관건은 외국인이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약달러 및 외국인 순매수 유입 구간에는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였는데, 이를 거품 차트로 표현하면 해당 구간의 월간 수익률 최상위는 주로 에너지, 소재, 산업재, 경기소비재, IT 섹터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을 뜻하는 거품의 사이즈도 컸다는 설명이다. 경기방어주는 다소 불규칙한 분포 및 수익률 패턴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는 민감주 중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섹터는 IT와 소재/산업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IT와 산업재의 수익률-환율 민감도는 각 0.9, 0.6에 달해 외국인 자금이 집중되는 섹터 중 가장 높았다는 설명이다.
실적 컨센서스 또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IT와 소재는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 98.7%, 123.9%, 내년 1분기에는 각 31.2%, 1.8% 성장을 예상했다. 4분기 산업재 순이익은 흑자전환이 될 것으로 봤다. 내년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66.5% 개선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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