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지난해 7월 형제간 분쟁을 거쳐 장악한 한·일 롯데는 경영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일본인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일본 롯데에 계열사 대표 중심의 한국 롯데가 종속될 가능성마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그동안 신 회장이 주도해 추진하던 호텔상장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대형 인수·합병(M&A) 같은 롯데그룹의 미래 생존을 위한 동력도 상당 부분 상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1천7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이 같은 결정은 신 회장의 혐의 내용과 죄질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오너 일가를 한국 또는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아무런 역할 없이 수백억원대 급여를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신 회장과 막내 동생인 신유미 씨는 100억원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400억원대 부당 급여를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더불어 신 회장은 계열사간 부당 자산 거래, 오너 일가 관련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1천억원대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여기에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롯데홈쇼핑의 정관계 금품 로비를 지시하거나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구속되면 일본 롯데는 곧바로 신 회장을 경영진에서 배제하고 일본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경영 관례상 비리로 구속된 임원은 즉시 해임 절차를 밟기 때문에 조만간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사회와 주총을 열어 신 회장을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 회장이 주도해 온 인수·합병(M&A), 상장 등을 통한 그룹 성장 전략도 전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 회장 구속 시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 회장에 대한 영장청구 직후 롯데그룹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한 후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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