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금호타이어의 채권단 지분 매각에 대한 입찰 공고와 함께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의 계열사 재편입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의 금융사들로 구성된 채권단이 입찰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한 가운데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20일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에 대한 입찰 공고를 냈다. 매각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채권단 지분의 비율은 42.01%로 총 6천636만8천844주다. 지난 20일 종가인 주당 1만1천200원 기준으로 지분 평가액은 약 7천433억원 규모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영업 상황이 정상화될 경우를 가정했을 때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실제 인수전의 금액 규모는 약 1조원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번 인수전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그룹 재편입을 노리고 있다. 박 회장은 입찰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워크아웃 이후 우선매수청구권을 받았기 때문에 가장 높은 입찰 금액을 확인하고 이보다 높은 금액을 써 내면 지분을 매입할 수 있게 된다.
금호타이어 지분에 대한 예비 입찰은 오는 11월, 본입찰은 2017년 1월께로 예정됐다. 본입찰 이후 입찰에 참여한 자본들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발되고 나면 박삼구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매입에 참여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를 두고 최종 결선을 치르는 셈.
이 경우 박 회장은 지분 인수를 위해 1조원 내외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인수전이 활기를 띠거나 회사의 전망이 밝아지면 인수 가격이 올라 박 회장의 자금 부담은 늘어난다. 또, 박 회장은 이번 입찰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타인와 함께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 자본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없다. 박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대한 싼 값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고자 하는 박 회장과 반대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가급적 높은 가격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사 비용을 보전해주는 등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입찰 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와 유사한 지분 매각 사례로 꼽히는 금호산업과 달리 금호타이어는 국가 기간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 자본의 입찰에 법적 제한이 없다. 이에 따라 채권단 역시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호타이어의 '몸값'을 두고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금호타이어의 사업 전망은 밝은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 추이가 지난 2015년 3분기에 저점을 형성한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이 개선되고 설비 이전 과정이 진행 중인 중국 남경공장이 오는 4분기 가동될 것으로 보이면서 실적 반등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오는 2017년에는 북미 지역의 공장이 가동 안정화로 인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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