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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PC 시장에 도전하는 22살 게임 '철권'


하라다 카즈히로 PD "크로스 플레이는 여전히 고민 중"

[박준영기자] 1994년 첫 작품이 발매된 이래 2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반다이남코의 '철권(鉄拳, TEKKEN)'은 3D 대전 격투 게임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3D 그래픽으로 표현된 화려한 액션과 강렬한 타격감,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콤보 시스템 등으로 '철권'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반다이남코 본사에서 만난 '철권' 시리즈의 아버지 하라다 카즈히로 프로듀서(PD)는 게임의 오랜 인기 비결에 대해 "짧은 시간 동안 기분 좋게 끝낼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든 것이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기에 '철권'이 지금까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라다 PD는 화려한 오프닝 영상과 '막장 드라마' 못지않은 재미있는 세계관, 이용자 혼자 즐길 수 있는 스토리 모드 등도 '철권'의 인기 요소로 꼽았다.

◆22년 만에 PC 시장에 도전하는 '철권'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철권'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출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철권 7의 확장팩이자 최신작 '철권 7: 페이티드 레트리뷰션(이하 철권 7 FR)'이 오는 2017년에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Xbox One, PC 버전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사상 처음으로 PC 버전에 진출하는 '철권'. 하라다 PD는 "'철권' 자체는 22살이나 됐지만 PC 버전은 처음으로 개발하는 것이기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아케이드나 콘솔 게임기와 달리 PC는 기본적으로 키보드를 이용한다. 스틱에 최적화된 '철권' 특유의 감각(손맛)을 키보드에서 어떻게 살려야 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PC 버전에서는 키보드의 '키 설정'을 통해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입력 방법을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하라다 PD는 "PC로 발매하는 만큼 키보드 조작 자체를 버리고 갈 수는 없다. 다만 게임의 손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스틱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레이싱 게임처럼 장르에 따라 특정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철권'도 그렇게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PC와 콘솔 버전의 이용자가 함께 대전을 펼치는 '크로스 플레이' 지원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면 더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PC에서는 '비인가 프로그램(치트)'을 쉽게 사용할 수 있기에 공정한 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자신도 PC 게임을 주로 즐기는 'PC 게이머'라고 말한 하라다 PD는 "PC 이용자도 만족할 만한 작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판 전용으로 '배용준'이나 '송강호' 넣고 싶다

'철권' 시리즈는 아케이드에서 가정용 버전으로 이식할 때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는 '초월 이식'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현재 공개된 추가 캐릭터 '리 차오랑' 외에 색다른 요소가 이식 버전에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에도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하라다 PD는 "한국판 전용으로 '배용준'을 넣자고 이전부터 말하고 있는데 이제는 너무 옛날 사람 아니냐며 주위에서 말리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배용준과 송강호가 좋아서 게임에 등장시키고 싶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번 작품을 끝으로 '철권' 시리즈를 관통하던 '미시마' 가문의 이야기가 막을 내린다. 그러나 미시마 가문의 이야기가 끝났다고 해서 '철권'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팬이 '철권'을 좋아하기에 하라다 PD는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2011년 개봉된 3D CG 영화 '철권 블러드 벤전스'처럼 게임 외 미디어로도 '철권'을 선보이고 싶다는 하라다 PD. 그러나 '드래곤볼 레볼루션' 등 게임 기반 영화가 대부분 최악의 완성도를 보인 만큼 실사 영화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하라다 PD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철권'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게임 개발 때문에 너무 바빠서 직접 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곳을 통해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동안 소식이 없어 잊혀진 타이틀 '철권 X 스트리트 파이터'는 35% 정도 개발했다는 하라다 PD. 모든 사람이 잊어버렸을 때 게임을 발표하고 싶다는 그는 인터뷰 마지막에 한국 이용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다음과 같은 엉뚱한 말을 남겼다.

"이전에 한국에 갔을 때 맛있는 간장게장 집에 갔다고 자랑했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그거밖에 안 가봤으면 생초짜'라고 말해 상처받았다. 택시기사 아저씨가 '오~ 그런 데도 알아?'라는 말을 할 정도로 정말 맛있는 서울 근교의 간장게장 집을 알려주길 바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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