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한국 제품이면 다 통한다'는 건 착각"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이사에게 듣는 중국 역직구 시장 이야기

[이민정기자]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유통 채널로 자리잡았다. 온라인으로 해외의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은 앞다퉈 중국 전자상거래 수출(역직구) 시장에 발을 뻗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 교역액은 약 20조8천억 위안(3천674조원)으로 2013년 이후 전 세계 최대 규모다. 그 중 온라인 소매 매출액(B2C·C2C)은 약 3조8천800억 위안(685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33.3% 증가했으며 올해는 5조 위안(9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도 내수시장 증대를 위해 전자상거래 분야를 중점 육성산업으로 지정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중국은 인터넷 쇼핑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오는 2017년에는 미국 시장의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법…"제품 경쟁력이 최우선"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역직구액(4천787억원)이 처음으로 직구 판매액(4천463억원)을 앞질렀다. 2014년 역직구 규모(6천542억원)는 직구(1조6천471억원)의 40% 정도였으나 2015년에는 역직구(1조1천933억원)가 직구(1조7천013억원)의 약 70% 수준으로 성장해 역직구 총액이 올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쉽게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중국인들이 우리의 제품만 찾고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국 시장에 대비해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뛰어들기만 한다면 100% 실패할 수밖에 없다."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에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컨설팅과 중국 내 쇼핑몰 운영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전문 기업 에이컴메이트의 송종선 상해법인 대표이사는 중국 역직구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에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시 주의사항과 시장 공략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가장 먼저 송 대표는 중국 내에 한국의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말을 꺼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 매출 순위를 매길 경우 대(對)중국 매출의 규모가 가장 크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수입 선호 국가를 보자면 매출액 규모에서 한국은 6위 정도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전세계 각지에서 온 온갖 제품들이 중국 시장에 모이고 있다"며 "국내에서 '잘 나가는' 제품이라도 중국 시장에서는 그저 무수히 많은 제품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명동이나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쇼핑객들이 많이 보인다고 해서 또 모두가 중국 역직구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해서 '한국 제품이면 다 통할 것'이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모두가 알 만한 정도의 브랜드 이름이나 제품이 아니라면 더욱 제품의 질 향상이나 신제품 기획 등 제품 자체에 힘을 싣어야 한다는 것. 중국인들이 왜 자사의 제품을 사야하는지 그 이유를 제공해줘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상품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어떻게 안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일찍 입점했지만 장기적인 목표나 실현 방안을 준비하지 않은 채 시장에 뛰어든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할 것인가나 어떻게 자신의 제품을 브랜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단기적인 성과만 노리고 중국 시장에 들어와 바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이내 곧 사업을 접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는 장기적인 비전과 대응전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中 4·8 해외직구 신정책 1년 뒤 시행…"유예기간동안 대비해야"

잘 나가던 역직구 시장에 변수가 생겼다. 지난 3월 24일 중국 재정부가 해외 전자상거래에 새로운 세금 정책인 '국경 간 전자상거래 소매수입세 및 행우세 조정정책'을 발표하고 4월 8일부터 시행했다.

'4·8 해외직구 신정책'이라 불리는 이 정책의 주요 내용은 ▲1회 관세 면제 한도를 2천위안(기존 1천위안)으로 조정하고 1년 면세 한도는 2만 위안으로 설정 ▲한도 내에서는 증치세(수입 부가가치세)와 소비세를 각각 30% 감면하고 상품 관세는 0%로 설정 ▲그동안 행우세 50위안 이하 상품에 적용하던 행우세(우정국 관할의 세금) 면제 혜택 취소 등이다.

또한 '포지티브 리스트'라 불리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소매수입상품 리스트'에 없는 제품은 수입이 불가능하게 됐다. 식품, 의류, 가전, 일부 화장품, 기저귀, 조제분유, 완구 등 일반 소비재는 포함돼 있으나 '비고'에 조건을 명시해 사실상 수입을 규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색조화장품 분야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중국 고객이 많이 찾는 기초화장품, 유아용품 등 생활용품은 11.9%, 색조화장품에는 47%의 세율이 부과됐다"며 "색조화장품의 경우 47%의 세율과 국제운송비까지 포함하면 100위안에 구매 가능하던 한국산 립스틱 가격이 정책 시행 후 약 147위안으로 50% 정도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화장품류에 대한 위생 허가가 의무화되면서 색깔별로 각각 허가를 받아야 하는 립스틱의 경우 사실상 해외직구를 통한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관규제가 강화된 것도 변수다. 기존에 통관신고서 없이 보세창고로 수입되던 해외직구 상품들이 '화물'로 분류되면서 검험검역 과정을 거치게 됐다. 중국은 보세구(保稅區) 보세창고로 수입되는 '보세수입' 방식의 상품에만 검험검역을 실시하며 '해외직송' 방식으로 입국하는 상품은 여기에서 제외했다.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업체들에 난항이 예상되지만 송 대표는 '아직 좌절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5월 24일 4·8 해외직구 신정책에 1년간의 유예 기간을 두고 내년 5월 12일부터 재시행한다고 결정했기 때문.

그러면서도 송 대표는 "이번 조치가 '폐기'나 '수정'이 아닌 '유예'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1년 후 재시행될 정책에 대한 사전 대비를 해야 한다"며 "유예기간 동안 제품의 경쟁력과 품질로 승부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위생허가를 획득하는 게 좋다"며 "중국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고 하면 더 자신있게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화장품, 조제분유, 건강기능식품 등 중국 해외직구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군은 유예 기간 동안 사전준비를 통한 인증 획득과 유통망 확보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 대표는 품목 다변화와 마케팅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화장품, 의류 등 특정 품목에 소비재 온라인 진출이 한정돼 있는데 제품군을 다양화해 진출할 필요가 있다"며 "또 '왕홍(중국판 파워블로거)'을 활용하거나 웨이신·웨이보 등 SNS를 이용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중국 온라인 쇼핑객에 최적화된 마케팅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이영훈 기자(rok665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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