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형기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장남이며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7일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구속과 관련해 "창업가의 일원으로서, 이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물의를 일으키고 염려를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하여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금일 언론에서 롯데그룹의 면세점 사업에 관련된 횡령 등의 혐의로 롯데그룹 창업자의 장녀가 구속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면서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와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명의의 글을 한·일 양국 관계사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국내 롯데의 주요 사업과 경영진이 관련된 일련의 의혹과 연계돼 일어난 일이므로 창업자의 장녀 개인의 형사 책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롯데그룹의 경영체질이나 컴플라이언스 체제가 도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경영의 투명성을 향상시킬 필요성을 재차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창업 정신을 소홀히 하는 현재의 경영체제에 대해 재차 심각한 염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또 언론보도를 근거로 "이번 구속에 관한 사실과는 별도로, 국내 롯데의 사업과 관련된 비자금 형성이나 임원에 의한 배임·횡령 행위에 대한 대규모 수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사(SDJ코퍼레이션)로서는 향후, 계속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현 경영진에 대한 일련의 의혹 해명을 위해 수사 당국에 성실하게 협력할 것"이며 "나아가 고객, 종업원과 그 가족 및 거래처 등 염려를 끼치고 있는 관계자 여러분에게 설명 책임을 다할 것"을 현 롯데 경영진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관계자 여러분의 이익 및 롯데그룹의 기업 가치를 지키며, 기업으로서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현재 롯데가 처한 사정 정국을 앞선 세 번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의 패배를 뒤집을 호기로 여기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신 회장의 책임을 강조하고, 이번 성명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훼손을 언급하면서 전세 역전을 기대하는 눈치다.
앞으로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가늠할 기준이 주총을 통한 표 대결인 만큼 현 롯데그룹이 처한 혐의점을 최대한 부각하고 주주권익과 도덕성에 관한 시비에서 자신이 유리한 위치에 있는 점을 부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승부수로 "롯데호텔 회계장부에서 문제점을 발견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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