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기자] "대부분의 가구공방은 규모가 작아서 인터넷 광고는 비용 부담에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네이버의 '리빙윈도'는 영세 공방이 메이저 가구 브랜드들과 동일한 시작점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편에 2009년부터 자리 잡고 있는 젊은 공방이 하나 있다. '에그스타'는 한 땀 한 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공방형 가구회사다. 월 100만원의 매출도 내지 못하던 작은 공방이 어느덧 매달 3억원~3억5천만원의 매출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에그스타의 정일 대표이사(사진)는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일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의 가구회사들은 한 달에 한두 개 정도 신제품을 출시하지만 우리는 일주일에만 몇 개씩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
정 대표는 대학 시절 제품디자인 학과에서 공부했고 대학원에선 경영 과정을 마쳤다. 사업 초창기에는 가구 디자인에서부터 제작까지 직접 전 과정에 참여했다. 지금도 디자인은 정 대표가 100% 담당하고 있다.
에그스타의 주력 제품은 식탁과 의자다. 정 대표는 "식탁에 있어서만큼은 국내에서 인지도가 5위 안에 들고 특히 6인용 식탁에 있어서는 1위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로 '6인용 멀바우 식탁 세트'는 1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트렌디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단기간에 '완판'됐다. 현재는 관련 상품이 4탄까지 이어져 인기 시리즈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에그스타가 처음부터 승승장구의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정 대표는 "애니메이션 사업을 하다가 잘 풀리지 않아 돈이 필요하게 됐다"며 "배운 게 제품디자인이라 자연스럽게 가구공방을 시작하게 됐는데 차려 놓으면 지나가는 손님들이 알아서 사갈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가 안 된 회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첫 6개월동안 500만원도 채 벌지 못했고 5명 있던 직원들은 하나 둘 떠나 겨울이 다가올 무렵엔 정 대표 혼자 남게 됐다. 정 대표는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가 3월이어서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켜야 했다"며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이대로는 끝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아둥바둥했다"고 회상했다.
회사를 차린 지 1년 가까이 됐는데 홈페이지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정 대표는 직접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가구를 만들고 사진도 직접 찍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당시 집은 구의동에 있었지만 집에 갈 시간도 없이 회사에서 먹고 자며 온 열정을 쏟았다.
조금씩 늘어가는 매출에 정 대표에게도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네이버 카페가 붐을 일으키던 몇 해 전에 플랫폼을 파고들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네이버 리빙윈도를 통해 전국 단위의 모바일 상권에 진입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2014년 12월 리빙윈도 입점한 에그스타는 9개월 만에 리빙윈도 내 월 거래액만 1억원을 달성했다. 1년여 만인 지난 1월엔 리빙윈도 최초로 월 거래액 2억원을 돌파했고 현재까지 꾸준히 2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 리빙윈도 입점 후 불과 1년 만에 매출이 300% 이상 성장한 셈이다. 정 대표는 리빙윈도를 통해 '인생의 2막'이 열렸다고 표현했다.
정 대표는 "규모가 작은 가구공방은 인터넷 광고를 하는 것에도 비용 압박을 느낀다"며 "'원목 가구 제작'이라는 키워드라도 공략해 포탈사이트에서 광고해야 할 텐데 많은 공방이 죄다 이 키워드에 집중하니 광고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힘들다"고 소규모 가구공방이 직면하는 어려움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리빙윈도를 통해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회가 있다"며 "좋은 콘텐츠(제품)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필요를 충실히 채워나가면 대형 브랜드와 어깨를 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그스타는 비즈니스 채팅 기능 '네이버톡톡'을 활용해 고객과 소통하는 데 주력했다. 고객이 집이나 거실의 사진을 직접 찍어서 톡톡으로 보내오면 집안의 분위기와 규모에 맞는 나무와 디자인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제작에 앞서 고객이 원하는 가격 및 사이즈를 톡톡 메시지를 통해 협의하면서 구매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정 대표는 "고객들은 제품의 코팅은 어떻게 됐는지 물이 새지는 않는지 또 배송은 언제 되는지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고 싶어 한다"며 "고객이 궁금증이 있을 때마다 에그스타 전 직원이 응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에 거주해 직접 가구를 보러 오지 못하는 고객들이 특히 좋아한다"며 "홈페이지에 게재된 뻔하고 식상한 사진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특정한 구도나 부분의 사진을 채팅을 통해 바로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에그스타는 리빙윈도 '스토어찜' 1위 매장으로 단골 고객이 1만7천명을 넘고 톡톡친구도 7천600여 명에 이른다. 대형 가구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가구 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에그스타와 같은 중소 가구업체들의 성장은 국내 가구 업계에 큰 의미를 준다.
실제 네이버에서 '식탁세트'를 검색하면 한샘, 동서가구, 이케아, 리바트와 같은 대형 브랜드들 사이에서 에그스타가 당당히 인기 브랜드 6위에 위치해 있다. 리빙윈도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얻은 에그스타가 메이저 가구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에그스타는 얼마 전부터 매트리스 분야에도 손을 뻗었다. 정 대표는 '종합 가구 브랜드'가 되는 것이 에그스타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종합 가구 브랜드가 되는 데 앞서 고객과 소통하는 '따뜻한 브랜드'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에그스타는 가구 회사지만 콘텐츠 회사라고도 생각해서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우리 가구로 스토리텔링을 하고 소비자와 계속 소통하는 따뜻한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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