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전기차업체 테슬라 모터스의 CEO로 잘 알려진 엘런 머스크(Elon Musk)는 세계 100대 부호이자 미국 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다.
전기차의 범용 확산과 함께 '인류의 화성(Mars) 진출(화성 식민지 건설)'을 인생의 목표로 두고 있는 그는 괴짜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거듭된 창업을 통해 40대 초반의 나이(1971년생)에 현재 100억 달러를 훌쩍 넘는 자산가로 성장했다.
이미 테슬라 외에도 항공우주 산업, 태양광 & 에너지 산업에서도 남다른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특히 돈을 벌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인가가 아닌,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12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 같이 미래산업에 남다른 식견을 보이는 엘런 머스크가 주목하는 미래 산업을 살펴보고 유망한 투자종목을 선별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관련 미래산업 분야는 항공우주, 전기차, 태양광, 인공지능&로보틱스 등이다.
◆항공우주 : 로켓발사 비용 획기적 절감…화성 개척 기반 닦아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엘런 머스크의 염원인 화성식민지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업은 바로 '스페이스 엑스(상업용 로켓발사 전문기업)'다. 스페이스 엑스는 부품의 80~90%를 자체 제작하고 로켓을 재사용해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저렴한 로켓발사 비용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정거장 화물 운송과 세계 각국의 통신위성 발사 수주에 성공한 스페이스 엑스는 지난 2008년 파산 위기 이후 누적흑자 120억 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엘런 머스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화성 식민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우주 인터넷 프로젝트로 화성과의 통신 수단을 준비하고, 1단 추진로켓을 재활용함으로써 로켓발사 비용을 더욱 절감했다. 엘런 머스크에게 화성 식민지는 단순한 관광사업이 아닌 인류를 위한 새로운 문명을 개척한다는 뜻이라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했다.
◆전기차 : 대세는 전기차로 갈 듯
GM과 포드가 내연기관 발전에 불을 지핀 이후 10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속에서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상(OEM)업체들은 친환경차 개발에 한창이다. 분명 전기차도 결국 전력생산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증가에 기여하고 있지만, 어쨌든 대세는 전기차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판단했다.
엘런 머스크의 테슬라 모터스는 내연기관을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타 OEM들과는 다르게 PHEV에 대한 타협이 필요가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테슬라의 자동차 '모델 3'는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불과 3일 만에 30만대의 사전예약 대수를 기록했고, 당분간 폭발적인 반응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이 증권사는 예상했다.
◆태양광 :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수립중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엘런 머스크는 인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제시하고 있는 미래의 프레임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선택했으며 이는 그의 궁극적인 목표인 화성 식민지 건설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이 증권사는 "머스크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각 사업들을 통해 태양광 발전에 기반한 전기의 ‘생산-소비-저장 및 재판매’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 로보틱스 : AI는 로봇산업의 근간
엘런 머스크는 구글 딥마인드를 비롯한 다수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수년 전부터 투자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에는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단체 '오픈 AI(인공지능)'를 설립하며 관련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는 로봇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 무인 운송수단(자동차/항공기), 드론, 수술로봇을 비롯해 서비스용 로봇산업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며, 관련된 산업규모도 비약적인 성장이 당연시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엘런 머스크 관심분야의 유망종목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엘런 머스크가 주력하는 산업 분야의 수혜주로 테슬라 모터스, 엔비디아, 쏠라시티, 인투이티브서지컬, 구글을 꼽았다.
전기차 시장 성장 수혜주로 테슬라 모터스와 엔비디아를, 태양광&에너지산업 성장 수혜주로 쏠라시티를, 그리고 인공지능&로보틱스 관련 수혜주로 인투이티브서지컬과 구글을 제시했다.
◇테슬라 모터스 = 테슬라 모터스는 모델3의 사전계약대수가 33만대에 육박하면서 성장 정체에 대한 의구심이 크게 소멸됐고, 오히려 35Gwh에 해당하는 기가팩토리의 모델3용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인한 배터리공장의 추가 증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우지웅 애널리스트는 "현재 테슬라의 연간 생산능력은 50만대 정도로, 모델3의 계약대수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만큼 중국 등 아시아에서 증설 가능성을 기대할 만하다"고 봤다.
◇엔비디아 =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강자다. 이베트투자증권의 어규진 애널리스트는 "IT산업의 미래의 먹거리는 인공지능, 자동차, 가상현실(VR)기기, 데이터센터 등으로 파악되는데, 이들 산업에 있어서 성능좋은 GPU의 개발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는 주변 사물의 정확한 위치 측정과 안전한 주행 경험을 위한 최적화된 경로 계산이 필수로,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비주얼 컴퓨팅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VR의 경우도 현실적이고 탁월한 시각화 작업으로 몰입화 넘치는 콘텐츠 제작이 우선이며, 건물 건설이나 수술을 하기 위해서도, 심지어는 화성을 가기 위해서도 현실적인 샘플링 작업이 필요하고 이는 성능 좋은 GPU의 수요를 유발한다는 분석이다.
어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이런 GPU수요에 맞춰 게임, 데이터센터, 전문가용 시각화, 자동차용 GPU 및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 부분에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솔라시티 = 솔라시티는 지난 206년에 설립된 미국 최대의 분산형 태양광 발전시스템(루프탑) 설치업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황현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솔라시티는 기존의 태양광 발전이 갖고 있던 단점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루프탑의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다.
즉 리스, 전력판매계약, 대출로 태양광 발전의 초기 비용 부담을 축소하고, 에너지 저장 장치인 파워월·파워팩을 통해 낮 시간 동안 발전한 전력을 저장해 밤 시간에 사용하거나 잉여전기를 재판매할 수 있게 해주고, 태양광 패널의 변환 효율을 개선으로 설치 공간을 축소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식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향후 루프탑 설치 수요는 발전단가 하락에 더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솔라시티는 뉴욕 버팔로에 1GW급 세계최대의 태양광 패널 공장인 솔라 기가팩토리(Solar Gigafactory)를 건설 중인데, 이 공장이 완공되면 변환 효율이 개선된 태양광 패널의 대규모 생산을 통해 솔라시티 루프탑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가격 탄력성이 높아진 솔라시티 루프탑의 설치 수요 촉진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인투이티브 서지컬 = 인투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은 의료용 로봇시장의 개척자로 이 분야 글로벌 시장의 절방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다빈치'라는 수술로봇이 이 회사 제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설립 22년차인 이 회사는 이 분야에서 오래된 업력을 자랑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으로, 산부인과, 비뇨기과, 일반외과, 심장/흉부외과 등 업계에서 가장 다양한 로봇수술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독과점적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30% 이상의 평균마진을 지속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의료용 로봇 시장의 높은 기술진입장벽과 약 10년의 긴 투자회수기간 동안 존속할 자본력을 감안할 때, 동사의 압도적 시장 지위는 오랜 기간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의료용 로봇시장은 현재 미국에서의 초기 보급이 끝나고 유럽, 아시아로 빠르게 확산되는 초입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앞으로의 글로벌 시장에 아시아의 역할이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3년간 아시아의 다빈치 설치대수는 2배로 늘어나, 동기간 유럽이 1.5배, 미국이 1.3배 늘어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구글 = 구글은 글로벌 톱 포털서비스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로봇산업은 무인차를 중심으로 구글X 연구소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글의 로봇들은 자동차, 물류/배송, 군사, 의료, 휴머노이드에 걸쳐 있어 가장 강력한 서비스용 로봇업체"라고 평가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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