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산업은행이 올해 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민간 모험자본을 육성한다. 1조원을 민간에 위탁 운용하고, 같은 금액을 민간자본으로부터 매칭하는 방식으로 펀드를 조성한다.
산업은행(이하 산은)은 31일 100여곳의 사모펀드(PE)·벤처캐피탈(VC)펀드 운용사를 초청해 '2016년 산업은행 간접투자업무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침을 공개했다.
산은이 올해 민간에 위탁운용하는 출자규모는 총 1조원으로, 6천억원은 PE펀드에, 4천억원은 VC펀드에 각각 맡길 계획이다. 민간자본에서 같은 금액을 조달하는 매칭(Matching)을 통해 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성장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와 모험자본 회수 및 재투자 지원, 그리고 중국진출지원펀드, 글로벌파트너십펀드 등 해외펀드에 출자를 늘려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펀드운용의 글로벌화도 촉진하기로 했다.
산은은 민간에 맡긴 자금에 대한 펀드 운영의 자율성을 높일 생각이다.
신산업 출현 등 시장트렌드에 맞춰 신속한 자금공급이 가능하도록 운용사에 투자분야 자율 결정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우선손실충당금(펀드 손실에 대해 우선적으로 운용사가 부담하는 금액) 사용제한을 폐지해 운용사의 책임운영을 돕기로 했다.
또한 다양한 우대방안을 도입해 경쟁발전도 도모한다.
루키리그 등 규모별 운용사리그를 도입해 역량있는 신생 VC의 출현을 촉진하고, 민간출자비율이 높은 운용사를 우대해 민간자본의 자금유입도 유도한다. 중기특화금융회사도 우대해 중소·중견기업 전문지원기관도 육성할 예정이다.
M&A, 세컨더리(만기가 도래한 벤처펀드가 만기까지 처분하지 못한 현물자산을 인수해주는 펀드), 해외진출, 중소·중견 투자, 구조조정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는 별도로 우대한다.
산은의 창조금융부문 성주영 부행장은 "산업은행은 R&D기능 강화, 내수수출 활성화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 등 신금융수요 창출과,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경쟁력 강화 및 해외M&A 기회를 확대하는 등 펀드의 글로벌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출자 또한 시장요구를 반영한 과감한 제도 개선을 통해 운용사의 자율성과 경쟁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공공기관 의존도를 낮추고, 실리콘밸리와 같이 민간출자자 중심의 모험자본 생태계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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