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중앙위원회 순번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순위를 확정키로 했다가 중앙위원들의 반발로 의결에 실패했다. 더민주는 21일 중앙위를 다시 소집하기로 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중앙위를 열고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출할 예정이었다.
앞서 더민주는 오전에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A·B·C그룹으로 나눠 발표했다. A그룹은 1~10번으로 당선 안정권이다. B그룹은 11~20번, C그룹은 21~43번이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김종인 비대위 대표,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만 김 대표 권한으로 1,2,6번으로 순번이 확정됐다. 나머지 후보들은 중앙위원들 투표에 따라 그룹 내에서 순번이 정해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부 중앙위원들이 이같은 선출 방식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 중앙위원은 "벌써 '정의당에 비례대표 주라는 이야기지?'라는 메일과 카카오톡, 텔레그램이 날아온다"며 "비례대표 후보 1번은 제자 논문 표절이라고 나오고 어떤 분은 자격 문제가 나오는데 이런 부분을 중앙위원들이 통제하고 자정할 기능을 가져야 한다. 우리 당이 민주적 절차를 포기하지 않는 당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헌을 따르면 비례대표의 경우 당선 안정권의 20%만 지도부가 전략공천할 수 있는데 지도부가 후보자들을 A·B·C 그룹으로 나눠 당선 안정권의 대부분을 미리 정해놓은 것은 당헌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에 더민주는 정회 후 지도부 논의 끝에 중앙위를 하루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앙위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늘 중 비대위 회의나 공관위 연석회의를 하든지 해서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회의를 내일 오후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43명을 그룹으로 나누지 않고 중앙위 한번의 투표로 순위를 결정하게 되면 비례대표 취지에 맞지 않은 사람이 선정될 수도 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A·B·C 그룹으로 나눈 것이다. 중앙위에서 제기된 의견을 감안해 재논의하겠다. 칸막이 없이 투표할 경우 43명에서 숫자를 줄여야할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가 비례 후보 2번에 배정되면서 '셀프 공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중앙위에서는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정기자 jh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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