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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액션 RPG의 또 다른 진화 '레거시퀘스트'


자동전투 배제한 컨트롤 전투…캐릭터에게 '안식' 주는 게임

[문영수기자]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은 2016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장르이자 어려운 분야로 손꼽힌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작품들의 품질이 워낙 뛰어나고 팬층도 두터워 이를 뒤집기가 보통 쉬운 일이 아니어서다. 게임사들은 기존 흥행작을 뛰어넘고자 보다 훌륭한 그래픽과 액션성을 구현하기 위해 오늘도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금은 색다른 방향으로 시장 진입을 시도한 게임이 나타나 눈길을 끈다. 넥슨이 지난 11일 출시한 '레거시퀘스트'는 고품질 그래픽 대신 푸근한 레트로풍 그래픽을, 박진감 넘치는 액션 대신 조작감을 선택한 RPG다. 넥슨이 작년 말 내놓은 흥행작 '히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안긴다.

국내서는 아직 생소한 오스트리아 게임사 소셜스필이 만든 레거시퀘스트는 기존 게임들과 다른 여러 특징들을 갖추고 있었다. 일단 외형이 색다르다. '마인크래프트'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은 한눈에 봐도 귀엽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잘생기고 예쁜 요즘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지만 이쪽 취향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충분히 통할 듯 싶었다.

여타 RPG들과 달리 레거시퀘스트는 게임 초반 자신이 육성할 직업을 선택할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전사와 궁수, 마법사 3종 직업의 캐릭터가 동시에 주어지는데, 캐릭터들의 이름과 외모도 지정하지 못했다. 이런 방식의 게임은 처음이라 당혹스러웠는데 전투를 진행해 보고 나서야 의문이 풀렸다. 제목이 왜 '레거시퀘스트'인지 이해도 갔다.

이 게임의 전투는 액션 RPG 본연의 재미 구현에 중점을 뒀다. 요즘 대세로 자리매김한 자동전투를 '아예' 배제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용자는 모든 전투 동작들을 수동으로 조작해 앞을 가로막는 몬스터들을 물리쳐야 한다. 강한 몬스터도 컨트롤로 극복할 수 있게 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실제 이 게임에서는 맵 곳곳에 엄폐물들이 배치돼 있는데, 궁수나 마법사 같은 원거리 직업의 경우 엄폐물 주위를 돌며 적들을 해치우는 컨트롤을 펼치는 게 가능했다. 대신 무의미한 반복 전투를 없애기 위해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전투 중 캐릭터가 사망할 경우 나오는 연출이 독특했다. 이용자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하나는 유료 게임머니 혹은 '스크롤'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해 캐릭터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계속해서 전투를 이어갈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캐릭터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는 것이다. 이때 해당 캐릭터는 영구 사망하고 동일한 직업의 다른 캐릭터가 나타나 임무를 이어가게 된다. 사망한 캐릭터는 사라지지만 착용했던 장비는 그대로 넘겨받는다. '유산(레거시)'의 대물림인 셈이다.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대목을 가볍고 위트있게 연출한 점이 돋보였다.

레거시퀘스트의 이러한 특징들은 기존 액션 RPG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에게는 자칫 난해하게 느껴질 여지가 있어 보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애정을 갖고 하나의 캐릭터를 꾸준히 육성하는 이용자에게 이 게임이 적합하지 않겠다는 판단도 들었다.

동시에 지금까지 출시된 흔하디 흔한 액션 RPG들에 질린 이용자라면 레거시퀘스트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경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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