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야권의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또 한번의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이정현 의원의 3선 여부는 대전 수성갑에서 도전하고 있는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의 승리 여부와 함께 4.13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
현재 상황은 나쁘지 않다. 호남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정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야권이 분열한 3자 가상 대결구도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TN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전남 순천·곡성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519명을 대상으로 1~2일 조사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정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 국민의당 구희승 변호사의 구도에서는 각각 33.5%, 21.4%, 20.5%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김광진 의원 대신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나섰을 경우 30.1%로 노 전 시장 27.6%, 구희승 변호사 20.1%를 앞섰다.
서갑원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경우 이 의원은 35.5%, 서 전 의원 16.4%, 구희상 변호사 22.3%로 오히려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는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고, 성, 연령, 지역 할당 후 임의전화걸기 방식이었다. 응답률은 15%이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야권이 변수, 분열·더민주 내 갈등 이어지면 이정현 유리
야권 구도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이 지역 판세에 몹시 중요하다. 여론조사에서 보듯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나뉘어지면 새누리당 후보가 더 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후보로는 구희승 변호사와 손훈모 변호사, 정표수 순천대학교 초빙교수가 나섰다. 현재로서 중앙당 차원의 야권연대가 쉽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지역 차원에서의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은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도 주목되고 있다. 전통적 라이벌인 서갑원 전 의원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 때문이다. 17대 총선에서 첫 대결을 펼친 서 전 의원과 노 전 시장은 이후 2014년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서 전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자가 됐지만, 후유증은 엄청났다. 정가에서는 경선에서 패배한 노 전 시장이 이정현 의원을 돕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양측의 도를 넘은 갈등이 야권의 힘을 반감시켰고, 이것이 이정현 의원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도 양자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야권 내 분열로 이 의원이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 다만, 비례대표 현역 의원인 김광진 의원과 김선일 순천대 사범대 겸임교수, 고재경 전 강기정 의원 정책보좌관 등이 경쟁력을 보여 후보를 따내면 지역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변수는 이정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핵심 친박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역사교과서 국정 교과서가 쟁점이 됐을 당시 이 의원이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사람은 국민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일어 순천 시민운동단체가 대국민 사과와 주민 소환 움직임을 벌이는 등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며 "발언 진의를 완전히 왜곡시켜 '국정 교과서를 반대한 사람들을 국민이 아니라고 했다'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남았다.
예산 폭탄 공약이 이슈가 되면서 당선됐던 2014년 재보선과 달리 총선에서는 여야의 대결 구도가 첨예하게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친박 핵심 인사인 이 의원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볼 수도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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