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SK텔레콤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지난 4분기 실적을 내놨다. 3일 증권사들은 올해에도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며 커머스,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의 성과가 앞으로의 방향에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4조3천793억원, 영업이익은 4천19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 전망했던 영업이익 4천765억원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이번 실적 부진은 1인당평균매출액(ARPU)의 역성장, 신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4분기 SK텔레콤의 ARPU는 3천6680원으로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HMC투자증권 황성진 애널리스트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 도입에 따른 음성통화량 감소와 선택약정할인 요금제 비중 확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ARPU가 감소했다"고 풀이했다.
LTE 보급율은 66.3%로 3사 중 가장 낮아 ARPU 상승여력이 있지만,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이 신규·기변 가입자 중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ARPU 정체국면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통신 3사 중에 SK텔레콤의 실적 성장세가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사의 2014년 대비 2015년 연결 매출액 증가율은 SK텔레콤 0%, KT 2.4%, LG유플러스 3.1%였다. 별도 매출액 증가율로 비교하면 SK텔레콤은 -3.4%, KT는 0.7%, LG유플러스는 2.8%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 과거 KT가 직면했던 유선 매출액의 감소와 같은 현상을 무선 분야에서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실제로 시장점유율 하락, ARPU 하락 등의 지표가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아
올해에도 SK텔레콤에 대한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최 애널리스트는 "2015년 구조조정에 따른 기저현상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할 수 있으나, SK하이닉스 관련 지분법 감익 가능성과 매출액 부진으로 인해 순이익의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나태열 애널리스트도 "2016년에도 IPTV과 자회사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IPTV와 자회사 매출은 변동비를 수반하기 때문에 이익 기여도가 제한적"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2.4% 증가하겠지만 일회성요인의 제거와 연결자회사 추가 효과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SK텔레콤의 성장성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커머스,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의 성과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SK텔레콤이 경쟁업체에 비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KB투자증권 정승규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드러난 SK텔레콤의 사업 전략은 포화에 가까운 통신시장보다는 신규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라며 "최근 발표한 SK플래닛 분할도 커머스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SK플래닛은 로엔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11번가와 시럽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삼서증권 양승우 애널리스트는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가입자 기반 확대를 노리고 있는 미디어 사업 부문 역시 시너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IoT 는 기업대상(B2B)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연결 가능한 가전제품 라인업을 확대중이나 가시적인 성과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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