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최근 우리 정부에서 긍정적인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좋았던 한중 관계가 냉각기로 접어들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정부에서는 사드 배치에 긍정적인 입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사드 배치를 북한이 아닌 중국을 향한 것으로 보는 중국의 반발로 사드 배치 논의는 실현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25일 MBC에 출연해 "군사적으로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충분히 사드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한발 더 나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실무 차원에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국 윌스트리트저널이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한미 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한 보도는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이 다음 주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된 협상이 진행 중임을)발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가졌던 '3NO'(요청이 없었으므로 협의와 결정이 없다)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한반도의 사드 배치 움직임에 명백한 압박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전에도 우리의 입장을 밝혔듯 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매우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그 어떤 국가든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에는 다른 국가의 안전 이익과 지역의 평화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된 입장이 나왔을 때도 환구시보의 27일 사설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전이익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면서 한국은 이 때문에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처럼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거리를 더욱 좁힌 한미와 중국이 갈등을 벌일 수도 있다. 우리와 교역 규모 1위로 경제적 영향력이 큰 중국과의 갈등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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