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서 '북풍(北風)'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북한이 4차 핵실험, 대남전단 살포 등 도발을 감행하면서 안보 이슈가 부상, 보수층 결집 효과로 여권에 유리한 판세가 형성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대 총선과 남북관계'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측을 내놨다. 이 가운데 야권이 정부의 안보 무능을 부각시키는 등 '북풍'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을 사실상 방치한 정부의 무능을 엄정 비판함으로써 '북풍'을 조장하려 할 경우 그것이 적반하장임을 유권자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세 차례 북한의 핵실험이 이뤄지는 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북핵 저지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며 "실효성을 사실상 상실한 대북제재만 외치는 동안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 능력을 증강시켜 왔다. 북핵 증강을 방치한 책임을 통감하고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집권 4년 간 두 차례의 핵실험이 있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의 정책 변화를 견인하려는 북한의 추가 모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노 전 의원은 "한국의 대선과 총선에서 북한 문제가 야권에 미칠 부정적 효과는 북한의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총선 정세에서 북한의 존재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통일 대박론'의 파산을 의미한다"면서 "총선 전망이 어두울수록 (여권에 의한) 안보 의제 추동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도 "북한 변수가 총선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지만 박근혜 정부의 인적 구성이나 행태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야권의 연대 등으로 인해 판세가 요동칠 경우 북한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총선과 관련해 북한 변수에 수동적 또는 방어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보수가 활용하는 프레임에 놀아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조현정기자 jh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