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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MP3 플레이어 벤처 신화 저물다


중국계 모바일 게임사 코원 인수, 아이리버 이어 새 주인 만나

[민혜정기자] 한국 MP3플레이어(MP3P) 벤처 신화가 끝나는 것일까.

스마트폰 대중화로 MP3플레이어 시장이 고사되자 아이리버는 SK텔레콤에 인수됐고, 이번에 코원까지 중국계 모바일 게임사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아이리버에 이어 코원까지 새 주인을 맞으면서 MP3P 창업주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5일 코원은 중국 모바일 게임업체 신스타임즈가 구주 매입 및 신주 발행을 통해 코원시스템의 지분 35%와 경영권을 인수,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창업주 박남규 대표가 최대주주 자리를 신스타임즈에 넘기면서, 코원은 설립 20년만에 중국계 기업이 됐다.

매각 후에도 기존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나 블랙박스 같은 디지털 기기 사업은 박남규 사장이 맡아 그대로 진행한다. 다만 신규 사업으로 모바일 게임 사업을 추진하고 투자, 인수, 합병 등을 통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코원 관계자는 "내년에 다수의 게임 타이틀을 론칭할 예정"이라며 "기존 코원의 사업으로 현재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고음질 플레이어와 블랙박스, PMP 사업의 국내 및 중국 시장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으로 사장된 MP3P

아이리버와 코원은 2000년대 초반 한국 벤처 기업 신화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삼성전자 출신 양덕준 전 회장이 1999년 만든 아이리버는 설립 2년만에 MP3 CD 플레이어를 선보이며 세계 점유율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설립연도 12억원이던 매출은 4년 뒤인 2003년 2천억원대까지 늘어 대박신화를 쓰기도 했다.

박남규 대표는 LG전자 출신으로 지난 1995년 코원 창업 후 2000년부터 MP3P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2009년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을 시작으로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스마트폰은 MP3플레이어 시장을 잠식해 나가더니 결국 사장시켰다.

양덕준 전 회장은 2007년 사모펀드에 아이리버를 넘겼고, 지지부진하다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 '아스텔앤컨'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던 아이리버는 지난 2014년 SK텔레콤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코원은 최근 적자에 시달리다 SNS 같은 소프트웨어, 블랙박스 등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도 했지만 결국 신스타임즈에 주인 자리를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MP3플레이어 브랜드는 사실상 애플의 '아이팟' 밖에 남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MP3 플레이어 '옙'과 동영상까지 지원하던 '갤럭시 플레이어'를 접은 상태다.

애플의 아이팟은 스마트폰 때문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분기마다 판매량이 약 30%씩 감소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아예 별도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애플은 아이팟이 동영상 기능도 지원하는 만큼 교육용 시장 공략에 노력하고 있다.

◆아이리버·코원, 부활 찬가 부를까

주인이 바뀐 아이리버와 코원이 부활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이 호응을 얻고 있고, 모기업 SK텔레콤의 지원을 받고 있어 재도약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다.

코원은 게임, 고음질음원 플레이어 등에서 신스타임즈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중국계 자본이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원의 재무 사정이 너무 악화되다보니 중국계 기업에 경영권을 넘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활로를 찾을 수도 있지만 중국계 자본이라는 점에서 기술이나 인력 유출 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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