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과 관련,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부분 적용하는 방식의 균형의석제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제 (여야 지도부와의) 7시간 마라톤 회의 결과 균형의석을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양쪽을 접하며 느낀 것은 그렇다. 더 이상 그 부분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장은 야당이 주장하는 선거 연령 하향(만 18세, 고등학생 제외)의 경우 여야가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여당이 심사숙고하면 좋겠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노력하다 보면 (합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이 연말을 넘기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며 "국민 기본권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참정권인데 총선이 불과 4개월 남았음에도 선거구 획정이 미정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2월 31일이 지나면 입법 비상사태로 지칭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입법 비상사태가 발생하거나 그 직전에 의장이 결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단의 조치'라고 표현한 바 있지만, 연말연시 즈음 심사기일 지정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연말연시'라는 표현과 관련, "12월 31일 자정을 중심으로 하루 플러스 마이너스 시점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심사기일 지정 대상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선 "여야가 합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합의한 것에 준하는 내용이 아니면 안 된다"며 "현행 246 대 54 안이 지난 13년 간 이어져 온 여야가 합의한 내용으로, 결국 그것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의장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쟁점법안의 경우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의장은 "국회법에 따르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의 경우 심사기일 지정이 가능한데, 지금 경제 상황을 그렇게 볼 수 있느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제가 안 하는 게 아니라 법적으로 못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선거법만 직권상정 한다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아주 저속할 뿐 아니라 합당하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에서도 심사기일 지정 이야기를 하는데, 의장 입장에서 초법적 발상을 가지고 행하면 오히려 나라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오고 그 혼란이 경제를 더욱 나쁘게 하는 반작용이 있다"며 "상당히 고심하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