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지난 15일(미국 현지시간)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막했다. 올해 내내 전 세계 경기와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운명의 회의'다. 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회의 이후 발표될 성명서와 기자회견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OMC는 이틀간 개최된 후 16일 오후 2시(한국시간 17일 새벽 4시)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올 한 해 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당초에는 지난 9월 금리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중국발 경기우려 등으로 인상이 미뤄지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설문조사에서 이미 시장 전문가들의 97%가 12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은 확실시된 분위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원자재 가격 하락, 증시 변동성 확대, 신용지표들의 악화가 나타나는 등 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가 미리 나타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인상 발표보다는 FOMC 성명서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준이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통해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이준희 애널리스트는 "상당수의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12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 자체보다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 및 두 번째 금리 인상 시기 등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된 태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시장과의 소통과 예측 가능한 정책 결정을 중요시해온 옐런 의장의 성향을 볼 때, 이번 금리 인상 후 급격한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KDB대우증권 김태헌 애널리스트는 "옐런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그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발언을 해왔다"며 "일부 매파적인 FOMC 위원들조차 연내에 금리 인상을 해야 이후 완만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1990년 이후 미국은 3차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보였는데, 지난 1994년 2월 3%의 기준금리를 1995년 3월 6%까지 인상했고, 1999년 6월 4.75%의 기준금리를 2000년 6월까지 6.5%까지 인상했다. 2004년 6월부터는 1%의 기준금리를 2006년 6월 5.25%까지 빠른 속도로 인상한 바 있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도 점진적이고 완만한 인상이 중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흥국증권 안영진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신흥국과 유가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금리 인상에 대한 후폭풍이 회사채 시장이나 원자재 시장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리는 시기를 가까이 가져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선물 김문일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향후 인상속도가 점진적일 수 있다며 원론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다음 인상 시기는 미국 경기지표에 의존한다는 중립적인 태도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받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외국인 자금 흐름 등의 주요 변수가 미국 금리 인상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시장 상황점검 회의에서 최근 외국인 자금 유출입 상황 등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유출자금 성격, 원인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자금 유출이 급격히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의 하락폭은 다른 신흥국의 증시 하락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 경제의 탄탄한 기초체력 등을 감안할 때 미국 금리 인상 시작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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