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모바일 게임, 글로벌 향한 비장의 무기는


[모바일 게임, 세계로] 유명 IP·자체 개발작으로 승부한다

[문영수기자]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게임사들의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

첫번째 무기는 유명 지적재산권(IP)이다. 게임사들은 IP가 게임의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 착안,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글로벌 IP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한국 게임사들의 자체 개발작들도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미 전세계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한국의 모바일 게임들은 차세대 IP의 등장을 꿈꾸며 출격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대회전'을 예고한 상황에서 한국의 국가대표급 모바일 게임들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사들 글로벌 IP 확보에 총력

IP는 올 한해 게임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자 게임의 흥행을 이끄는 성공방정식으로 자리매김했다. IP는 원작이 보유한 팬층의 시선을 한데 모을 수 있고 신작을 알리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았다.

IP 비즈니스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세로 자리잡았다. 컨설팅 기업 디지털코넥스코리아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중국 시장에 서비스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중 48.35%가 IP 기반 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IP의 파급력을 엿볼 수 있는 사례도 나왔다. 올해 한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흥행 대박을 터뜨린 '뮤오리진'과 '열혈전기'는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국산 온라인 게임 '뮤온라인'과 '미르의전설2'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다. 10년 넘게 사랑받아온 원작의 인기가 모바일 게임 흥행을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은 마케팅 차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유망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선보이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IP의 위력에 주목한 국내 게임사들도 자연히 유망 IP 확보에 몰두하게 됐다. 유명 온라인 게임, 콘솔은 물론 십수년 전 인기를 끌던 PC 게임과 웹툰, 블럭 등 이종 콘텐츠들까지 모바일 게임을 위한 소재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IP의 위력은 게임사들간의 '합종연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글로벌 IP를 보유하고 있으나 모바일 노하우가 부족한 게임사와, 유망 IP를 활용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려는 모바일 게임사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올해초 이뤄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연합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초 3천800억 원을 투자한 넷마블게임즈에게 '리니지2' 모바일 게임 개발 권한을 맡겼다. 그동안 한 번도 자사 IP를 외부에 공유하지 않았던 엔씨소프트가 처음으로 문호를 개방한 것.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넷마블게임즈로부터 모바일 게임의 기술적 노하우와 시장 경험에 대한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IP를 향한 국내 게임사들의 구애는 뜨거웠고 이는 곧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IP 확보에 열을 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내년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 한국 모바일 게임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러한 유명 IP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 있다.

◆한국 게임사와 만난 세계 유명 IP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유망 IP 확보가 중요한 만큼 한국 게임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물밑 확보전은 이미 치열하고 소리 소문 없이 준비한 IP들도 여럿이다.

넥슨이 확보한 IP 라인업은 수와 종류면에서도 이미 화려하다. 넥슨은 일렉트로닉아츠(EA), 코에이, 스퀘어에닉스, 텐센트 등 유수 파트너와 손잡고 이들이 보유한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개발 중이다.

'타이탄폴 모바일',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레고 모바일', '파이널판타지11 모바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IP들이 내년 넥슨을 통해 속속 출시된다. 자체 온라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메이플스토리M',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내년이면 만날 수 있다. 하나같이 저명한 작품들이다.

넷마블게임즈 역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첫번째 무기는 IP다. 넷마블은 리니지2 모바일을 비롯해 디즈니와 함께 손잡고 내놓는 '모두의마블 디즈니', 중국서 인기를 모은 '스톤에이지 모바일' 등을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엔씨소프트의 간판 온라인 게임 삼총사도 모바일 게임으로 변신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자체 개발 중인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과 '아이온 레기온즈', '리니지 모바일'은 글로벌 모바일 게임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국산 온라인 슈팅 게임들도 일제히 모바일로 등장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9월 중국 텐센트, 룽투코리아와 각각 계약을 체결하고 서로 다른 두 가지 버전의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을 중국에 선보이기로 했다. 1조 게임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크로스파이어가 모바일에서도 인기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페토는 중남미와 동남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인트블랭크' 기반 모바일 게임을 내년 해외에 선보이기로 했다. 레드덕 역시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아바 모바일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네시삼십삼분도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를 활용한 '스페셜포스 모바일' 준비에 한창이다.

한국의 간판급 온라인 게임들도 내년에는 모바일로 변신할 예정이다. 게임빌은 '아키에이지(엑스엘게임즈)', '데빌리언(블루홀지노게임즈)', '에이지오브스톰(드래곤플라이) 모바일 버전의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외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명작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창세기전'도 모바일로 등장할 예정이다. 소프트맥스는 지난달 조이시티, 엔드림과 창세기전의 모바일 버전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이 낳은 명작 게임 IP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우수 모바일 게임들, 세계 시장을 향하다

국내 게임사들이 직접 개발한 자체 개발작도 세계 시장을 향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올해 국내에서 인기를 끌거나 기획단계부터 글로벌을 겨냥해 만든 신작을 해외 시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보유한 모바일 게임의 기술력은 전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싱샨후 로코조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명성이 높다"며 "한국 모바일 게임의 뛰어난 그래픽과 일러스트, 개발 능력과 안정적 게임 운영은 최고 수준"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슈퍼셀, 킹닷컴과 각종 메이저 해외 게임사들의 진출 러시가 본격화됐던 올해 내수 시장을 국내 게임사들이 성공적으로 방어한 점도 주목할만 하다. 2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20위 권에 진입한 게임중 한국 게임은 총 14종에 이른다. 국내 매출 기준 '톱5' 모두 국산 게임이라는 점은 한국 게임사들의 기술력과 흥행력을 확인시키는 대목이다.

한국 모바일 게임의 가치는 해외에서도 빛났다. 컴투스가 지난해 선보인 '서머너즈워'는 94개국 애플 앱스토어와 85개국 구글플레이는 물론 '난공불락'으로 일컬어지던 미국과 일본 등 주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매출 순위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넷마블게임즈가 선보인 '모두의마블'은 글로벌 다운로드 2억 건, 누적 매출 4천억 원을 돌파하며 한국 게임의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게임빌이 내놓은 '몬스터워로드'와 '피싱마스터'는 3년째 글로벌서 장수하며 각각 2천500만, 2천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스테디셀러다. 게임빌 신작 '크리티카' 역시 최근 2천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며 또 하나의 글로벌 히트작의 등장을 알렸다.

전세계 시장에서 저력을 입증한만큼 한국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행보는 일찍부터 주목받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한국 시장에서 게임성을 입증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레이븐'을 세계 시장에 선보여 한국 게임의 기술력을 알릴 계획이다. 이 게임은 올해 3월 출시 99일 만에 1천억 원 매출을 돌파해 화제를 모은 작품. 현지 퍼블리셔 넷이즈를 통해 내년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넷마블게임즈는 레이븐을 중국에서 성공시키기 위해 원 개발사인 넷마블에스티가 아닌 넷마블네오가 현지 콘텐츠 개발을 맡는 '콜라보레이션 개발'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글로벌 흥행작 '서머너즈워'의 주역 컴투스 역시 자체개발작 '원더택틱스'를 최근 아시아 4개국에 사전 출시했다. 원더택틱스는 250여 종에 이르는 영웅을 육성하고 자리 배치를 통한 전략적 플레이가 특징인 RPG로, 회사 측은 서비스 국가를 점차 확대해 또 한 번의 글로벌 흥행 기록을 써내려간다는 포부다.

지난해 '블레이드'와 '영웅'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기대주로 급부상한 네시삼십삼분 역시 내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공략 행보를 시작한다. 지스타2015에서 공개한 '로스트킹덤', '이터널클래시', '마피아'를 비롯해 올해 국내 선보인 '플랜츠워2', '돌격전차'으로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크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수확을 거두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거듭한 한국 게임사들이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신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만큼 창의적이고 콘텐츠 경쟁력이 있는 나라는 없다"며 "독보적인 콘텐츠 창작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 경쟁에서도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