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러스 "헬로비전 M&A, SKT 지배력만 강화"


[급변하는 방송통신지형도 ②]글로벌 시장 추세·방송 지역성 훼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반대하는 경쟁사들은 이번 M&A가 이동통신 시장지배력만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제한성이 큰 M&A는 허용하지 않는 추세라는 점도 강조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이 알려지자 잇따라 허용불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불허'를 주장하는 이들은 대체적으로 ▲대형 M&A에 대한 불허 트렌드 ▲이동통신 결합판매에 따른 지배력 심화 ▲방송 지역성 훼손 및 부상품화 등을 꼽는다.

LG유플러스가 30일 광화문 S타워에서 개최한 기자설명회에서 CR전략실 박형일 상무는 "SK텔레콤은 지난 8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 후 지금까지 혁신을 통한 성장대신 대형 M&A에 의존해 30조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면서 "이번 인수 역시 SK텔레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독점을 공고히 하려는 전형적 패턴"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IPTV사업과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에 대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통합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회로 넘어간 통합방송법은 그러나 소유 겸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있지 않다. 미래부는 국회에 제출된 '통합방송법'의 방향성에 맞춰 향후 시행령을 개선할 계획이다.

◆"경쟁제한성 크면 허용 안하는 추세"

전세계적으로 방송분야는 진입규제, 소유·겸영 규제 등을 통해 특정 사업자의 독과점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경쟁사들 역시 이번 M&A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어나는 단순 M&A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대한다.

LG유플러스 박 상무는 "헬로비전의 M&A는 단순한 통신시간 인수합병의 문제가 아니라 통신사가 언론의 기능이 포함된 미디어를 인수하는 것"이라며 "미디어 합병을 넷플릭스, 구글 등과 동등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박지연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제 7조는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와 같이 시장 1위 기업간 M&A가 허용될 경우 경쟁제한성이 확대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은 미국의 경우 대형 M&A가 본격화되던 ‘2010년부터 사업자 수 감소에 따른 경쟁감소로 인해 소비자 부담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시장집중도 10위)보다 시장 집중도가 현저히 낮은 미국(46위)이 ‘2011년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AT&T가 4위인 T모바일을 인수하려 하자 불허한데 이어 2014년에는 3위인 스프린트의 T모바일 인수 시도 역시 허용하지 않은 바 있다.

또 2014년 케이블TV 1위 '컴캐스트'가 3위인 '타임워너케이블' 인수를 추진하자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인수를 불허함으로써 합병이 초고속 시장 독과점을 초래하고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인 'EC(EU COMMISSION)'와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 '오프콤'도 유럽 내 통신사업자간 합병 움직임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경제경영연구소 김희수 부소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는 MM&A는 불허하거나 강한 조건을 부과한다"며 "EU에서도 통신사업자의 M&A 확산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는 이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배력 강화, 케이블TV 부상품 전락"

경쟁사들은 아울러 결합상품 시대를 맞아 SK텔레콤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케이블TV 방송이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동통신 중심의 결합상품 구성을 감안하면 케이블TV 공짜번들화 →수익악화에 따른 퇴출 및 시장 침체 →가계통신비증가'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경쟁사들은 이통사간 차세대 인터넷망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인 가운데 SK텔레콤만 유일하게 SK브로드밴드의 구식 인터넷 망(xDSL, HFC)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미래부의 통계를 볼 때 지난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SK텔레콤의 xDSL, HFC 가입자가 각각 58%, 112% 증가한 반면 타사업자들은 가입자가 늘지 않았다는 것.

박형일 상무는 "지금까지 SK텔레콤의 유선 사업전략이 적극적 투자를 통한 산업활성화 보다는 염가 상품 끼워팔기에 의존한 가입자 확대에 치중돼 왔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연 변호사는 "이동통신 중심의 결합시장에서 방송은 공짜 끼워팔기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케이블TV의 공짜화는 SO사업자들의 급격한 시장퇴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공익성 및 공공성, 지역성이 핵심인 케이블TV 방송산업의 가치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IPTV로의 집중화가 가속화하는데 따라 생기는 문제점이다.

같은 법무법인 박지은 변호사는 최근 서강대 법과시장경제센터 주최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지역성이 핵심인 케이블TV 정책과도 배치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초고속네트워크의 전국화가 완성된 지금 제한된 영역의 지역성에 대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어 '지역성'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알뜰폰 1위 사업자를 인수함에 따라 이동전화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지고 지역방송의 주요 권역에서 한 사업자가 60% 이상을 점유하는 독점 구조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신세기 합병 인가조건 무력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추진과 관련, 과거의 인수합병 사례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합병, 하나로텔레콤 인수 등의 사례를 보면 정책당국이 제시한 인수조건의 효력이 무력화됐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SK텔레콤은 점유율 3위인 신세기 통신을 인수하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1년 6월까지 점유율 50% 미만으로 제한하는 조건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6개월여 동안 점유율 제한기준을 충족시켰다.

하지만 제한시점이 지나자마자 곧바로 점유율이 53.2%로 회복돼 정부의 인가조건이 무의미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신세기 통신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은 당시 2위였던 KTF(현 KT)와의 점유율 격차를 38.6% 포인트까지 벌인 바 있다. 이른바 인가조건에도 '지배적 사업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실제로 당시의 신세기 인수는 경쟁저해성이 우려되는 기업결합을 한시적 점유율 상한 부과 조건만으로 허용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논란이 뒤따른 바 있다.

박지연 변호사는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방송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 따라 향후 방송통신 시장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면밀한 심사가 필요하다"며 "위법성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고 공정경쟁의 환경이 구축된 뒤 합병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