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국내 중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연합군을 구성하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합해 다가오는 새로운 시장에 대비하고 연합군 형태의 생태계를 구축해 판을 바꾸기 위해서다. 또한 거대 기업들로부터의 위협을 막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연합군을 결성하고 있다.
먼저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는 데이터베이스(DB) 성능관리 기업인 엑셈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지분투자를 통해 연합군을 이뤘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DB보안업체 신시웨이를 인수했고 곧바로 DB 개발사 선재소프트와 데이터 통계·분석 및 시각화 전문기업 아임클라우드의 지분을 사들여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했다. 4개월 남짓한 새 80억원을 쏟았다.
각자 경영하지만 관계사 간 긴밀하게 협력하는 EMC와 VM웨어, 피보탈 같은 'EMC 페더레이션(Federation)과 비슷하다. 이를 통해 '엑셈 연합군'은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스타트업 나임네트웍스가 '사용자 맞춤형 데이터센터(COD)' 플랫폼을 공개하고 10개 넘는 국내외 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생태계를 구축중이다.
최근 네트워크 시장에서 하드웨어가 아닌 SW를 통해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SDN 개념이 부상하자 '판을 바꾸는 기회'로 만들려는 것이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SDN 시장은 연평균 56%씩 고속 성장해 2019년 1천3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진영에는 지금까지 VM웨어, 델, 빅스위치네트웍스, 플루리버스네트웍스, 포티넷, F5네트웍스, 익시아, 리버베드 등의 해외 기업과 넷비젼텔레콤, 크레디프, 파이오링크 등 국내 기업까지 총 11곳이 가담했다.
이를 통해 나임네트웍스는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의 시장 점유율을 경쟁사가 빼앗아 갈 수 있게 돕겠다고 자처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표준 프레임워크로 제시하고 있는 COD 플랫폼을 통해 내년까지 10개 이상의 사례를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COD는 데이터센터 내 모든 제어를 SDN으로 구현해 차세대 SDDC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나임네트웍스 관계자는 "세계 최초 '벤더(Vendor) 연합군 생태계'"라며 "올해 참여 기업을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안업계에서는 최근 '랜섬웨어' 위협이 커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군이 만들어졌다. '랜섬웨어 침해대응센터'를 운영하는 이노티움이 글로벌 보안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와 데이터복구 업체 명정보기술이 랜섬웨어 피해 예방과 복구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랜섬웨어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주요 자료를 암호화해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암호 해재를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코드의 일종이다. 이노티움에 따르면 10월 들어 침해신고가 656건으로 집계, 지난 3~9월간 월 평균 85건에 비해 8배가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군 형태를 통해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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