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9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멈춰섰다. 여야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강(强) 대 (强) 대치를 이어가면서다. 연일 격화되고 있는 공방은 예산·법안을 비롯해 각종 현안 처리에 필수적인 여야 협상 채널마저 단절될 위기에 처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최재천 정책위의장,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는 당초 15일 저녁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다.
상견례를 겸한 회동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노동개혁,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 현안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회동 자체가 취소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여야 대치 상황이 고려된 것이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장외투쟁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에 새누리당이 제안한 회동에 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은 당분간 열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파행 우려로 뒤덮인 정기국회에 거듭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양새다.
여야는 이날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당론화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장외투쟁에 더욱 힘을 실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현행 검인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집필진 구성 과정부터 이들이 만든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서 채택되는 과정이 전부 좌파들의 사슬로 묶여 있고 이걸 도저히 깰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정 교과서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에서 유신독재 희생자 유가족 등과 간담회를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등 여론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자신의 조부인 항일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순국 83주기 추모 학술회의를 찾아 이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을 추모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