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개최 중인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5.16 쿠데타 등 후보자의 역사관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후보자가 지난 2001년 충남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제출한 석사 논문에서 5.16을 '군사혁명'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연이어 질문을 던졌지만 이 후보자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이 특히 문제를 제기했고, 여당 의원들도 합참의장 후보자로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의 입장을 표해야 한다고 충고했지만 이 후보자는 끝내 "개인적 입장을 밝히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공식 견해를 밝히는 것을 거부해 결국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이 정회를 택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역사관을 집중 제기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문재인 대표부터 선봉에 나섰다.
문 대표는 "군인들이 쿠데타를 통해 정치에 개입한 5.16을 혁명이라고 합참의장이 될 분이 하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그렇게 이야기하면 야당이 어떻게 후보자 인준에 동의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같은 당 백군기 의원은 "합참 의장은 군의 전력을 다 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문민통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합참의장 후보자가 정부의 공식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우리 군의 주요 인사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 갖고 있는 공식적인 입장을 본인의 공식 입장으로 갖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도 "5.16에 대한 평가는 흩어져 있지만, 공인으로서의 평가는 국가기관의 공식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지만 이순진 후보자는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결국 야당이 폭발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5.16 쿠데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보여야 하고 그것이 안된다면 인사청문회가 어렵다고 반발했다.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이 "합참의장 후보자의 5.16에 대한 답은 불충분하다. 오전 질의는 진행하고 오후 질의에서 이같은 입장을 듣자"고 중재해 오전 회의가 이어졌지만 이후에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의 정치적 질의에 대한 질문에 이순진 후보자는 "군은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인정했고, 군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5.16은 좋은 선례가 아니다"고 말했지만 끝내 쿠데타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5.16은 군사정변'이라고 답한 한민구 국방부장관의 답변에 대해서도 "장관의 견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변함없는 후보자의 입장에 야당은 또 다시 정회를 요청했고, 결국 정두언 국방위원장이 이를 수락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전 답변에 대한 이순진 후보자의 사과와 5.16 쿠데타의 기존 판결에 대한 후보자의 전적인 동의가 선결되지 않으면 오후 회의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오후 인사청문회가 파행운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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