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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진짜 모험을 선사한 '파이널판타지14'


모험가가 된 기분 선사…모바일 게임에서는 못 얻는 재미

[문영수기자] 명작으로 유명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최신작 '파이널판타지14'가 14일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올해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알려진 온라인 게임이 드디어 국내 공개서비스(OBT)에 돌입한 것이다.

파이널판타지는 '드래곤퀘스트'와 더불어 일본의 양대 역할수행게임(RPG) 시리즈로 손꼽힌다. 1987년 출시된 1편을 시작으로 제목에 걸맞는 환상적 분위기의 그래픽과 고유한 스토리 텔링, 박진감 넘치는 전투 요소에 힘입어 현재까지도 가장 유명한 게임 중 하나의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콘솔 게임이 그리 인기가 없는 한국 시장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할 정도다.

파이널판타지14는 '파이널판타지11'에 이어 시리즈 중 두 번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가상의 세계 '에오르제아 대륙'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온라인 게임이다. 일본 게임 특유의 오밀조밀하면서도 아름다운 캐릭터들과 중세 판타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관통하는 '비공정'과 '초코보'도 물론 등장한다.

이용자는 사악한 제국과 야만신의 위협에 맞서 살아남은 에오르제아 대륙을 갓 방문한 신출내기 '모험가' 입장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용자를 주목하지 않지만 여러 위기를 겪고 사악한 악당들을 물리치다보면 어느새 도시에서 인정받는 유명인사로 거듭나게 된다.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과정은 지루하지 않았다. 레벨업을 위해 게임을 했다기 보다 게임이 전하는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레벨이 올랐다는 표현이 적합할 듯 하다.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두드러져 보는 재미가 있고 주요 이벤트가 벌어질때면 어김없이 한 편의 짧은 드라마와 같은 컷신이 삽입돼 몰입감을 더했기 때문이다. 이때 컷신은 인게임 요소를 고스란히 활용했음에도 품질이 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 전투적 측면에서 게임이 다소 느리게 전개된다는 기분을 떨쳐내지 못했다. 파이널판타지14에서는 특정 기술을 사용한 뒤 다음 기술을 사용하기까지 걸리는 지연시간, 이른바 '글로벌 쿨다운'이 2.5초로 꽤나 느린 편이다. 글로벌 쿨다운이 없거나 1초 내외인 게임을 플레이하다 파이널판타지14로 넘어온 이용자라면 이 지연시간이 꽤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어보였다.

그 때문인지 게임 초반에 접하는 인스턴스 던전도 그 길이가 다소 길게 느껴졌다. 적들의 공격 패턴이 크게 다르지 않고, 느릿한 글로벌 쿨다운의 영향으로 던전 플레이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분명 전투는 급박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몬스터와 주인공이 사이좋게 한 대씩 주고받는 느낌이 들었다.

일부 컷신의 경우 한글 음성 처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다소 게임을 어색하게 만든 부분이었다. 분명 중요한 장면인데 캐릭터들의 입만 움직이고 아무런 음성이 들리지 않아 마치 음소거 버튼을 누른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장면이 종종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아쉬운 점을 모두 메워버릴 정도로 파이널판타지14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최근 들어 가장 몰입감 있게 플레이한 게임이기도 했다. 간소화되고 자동사냥이 판치는 모바일 게임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재미도 있었다.

초록빛 탁 트인 대지를 볼 때는 중세 판타지 세계에 있는 듯한 기분을 안겨줬고, 각종 임무를 부여받을 때는 정말로 모험가가 된 듯했다. 게임 곳곳에 나타나는 여러 복선들은 뒷 이야기를 보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였다. '최고의 모험을 선물하겠다'는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카피문구는 더없이 적합한 표현인 셈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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