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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독자기술 앞세워 혁신행보, LG는?


"시장판도 바꾸려면 혁신 필요"…LG "수익 회복 먼저"

[양태훈기자] 삼성전자가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이나 지문인증을 활용한 간편결제 '삼성페이' 등 이른바 독자기술을 앞세운 혁신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14나노미터 공정기반의 '엑시노스' 모바일AP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는 LG전자 역시 시장 선도를 강조하며 독자 기술 확보에 주력했던 분야들. 그러나 삼성과 달리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일단 수익성 개선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타이젠이나 삼성페이 등을 앞세워 기술과 서비스에서 독자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출시한 '갤럭시S6'에 퀄컴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대신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7420을 탑재했다. 퀄컴의 스냅 드래곤810이 발열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삼성전자는 이어 내년 출시하는 차기 모델 '갤럭시S7'에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 대신 엑시노스를 채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모바일AP 자립도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범용성을 강화한 자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상용화를 비롯해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은 그동안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꾸준한 지원정책으로 현재 앱 스토어에 등록된 웨어러블용 앱의 개수는 1천여개를 넘은 상황. 더불어 스마트워치, TV를 넘어 스마트폰까지 타이젠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적용범위를 확대, 독자 OS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달 독일에서 열리는 IFA 2015에 앞서 별도 행사를 갖고 타이젠을 탑재한 차기 스마트워치 기어S2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달리 LG전자는 올해 독자 OS인 '웹OS'와 모바일AP '뉴클런' 등을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 사업성을 검토, 연구개발(R&D) 중인 지문인식 기능 및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역시 적용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안드로이드 OS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모바일AP는 퀄컴이나 삼성전자 제품 수준의 성능을 달성하지 못해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G전자는 올해 초, 웹OS를 스마트TV 외에도 자사 스마트워치인 '어베인 LTE'로 적용 범위를 넓혔지만, 현재 앱 스토어(LG스마트월드)에 등록된 앱 개수가 많지 않아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문인증 및 이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역시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R&D를 추진해오고 있지만, 차별적인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의 부재, 국내·외 인프라 미비로 역시 내부적인 논의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LG전자는 내달 상용화되는 구글의 결제서비스 '안드로이드 페이'를 차기 전략모델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하반기 배포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신 OS '안드로이드 M 마시멜로'가 지문인증 및 안드로이드 페이를 지원한다"며 "LG전자는 우선적으로는 구글과 협력, 지문인증 및 결제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OS나 결제 서비스 등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크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기술 부족 보다는 지금은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 뿐"이라며, "시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도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애플·중국 '너트 크래커' 우려

독자 운영체제 등 독자 기술 확보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혁신을 통한 돌파구 마련 등 차원에서 절실한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

삼성이 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실제로 애플의 공세에 저가폰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위협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한 차별화만이 날로 경쟁이 더해지는 글로벌 IT시장에서 노키아나 모토로라, 블랙베리 등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전문가들 역시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현재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하드웨어를 포함한 소프트웨어적인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소는 '한국 제조업 퍼스트 무버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제조업체의 스마트폰 산업은 기술력 우위의 선진국과 가격경쟁력 기반의 중국 사이에 낀 '너트 크래커(호두 까기 기계)' 상황"이라며,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근본적인 혁신이 없이는 이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LG전자 역시 2분기 간신히 적자수준만 모면하는 등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시장에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이 2억 원에 그친 것. 이은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100%나 줄어든 규모다.

같은 시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천140만대를 기록,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세계 5위권(시장조사업체 IDC 자료 기준)에서도 이탈했다.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은 물론 외형까지 하락세가 가파른 것.

이 탓에 시장 전문가들은 LG전자가 당장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태에서 이같은 독자기술 확보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올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보급형 모델 판매 확대, 프리미엄 모델을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기업설명회에서 "하반기 보급형 모델을 통해 물량을 늘리는 전략은 유효하다"며, "(하반기에) 초프리미엄폰을 출시, 시장을 리딩해 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전자가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력도 경쟁사 대비 뒤쳐진 만큼 독자 기술 적용보다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케팅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하반기, 슈퍼 프리미엄 폰이 구원투수?

올 하반기 LG전자는 일명 '슈퍼 프리미엄 폰'으로 알려진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서 카메라 성능을 강조해 출시한 'G4'를 뛰어넘는 별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현재의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제외한 디스플레이, 모바일AP 등의 하드웨어 측면에서 올 상반기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큰 차이점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의 슈퍼 프리미엄 폰은 5.8인치 QHD 해상도(2천560x1천440)의 인 플레인 스위치(IPS) 퀀텀 LC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810 모바일AP, 4기가바이트(GB) LPDDR4 모바일 D램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카메라의 경우는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G2'부터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기능을 적용, 시장의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전략모델에는 '듀얼 카메라'를 탑재, 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듀얼 카메라는 두 개의 렌즈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수준의 깊이(심도)를 표현할 수 있는 게 장점. 이는 두 개의 센서 및 렌즈가 기존 싱글 센서 및 렌즈를 탑재한 카메라보다 역광 보정부터 줌 촬영, 아웃포커싱, 고속촬영 등에서 고성능을 제공한다.

당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에도 이의 탑재가 예상됐지만 빠진 만큼 LG전자로서는 이를 차별화 카드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카메라 기능'을 중요 포인트로 여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까지 슈퍼 프리미엄 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냅드래곤820 모바일AP나 메탈 프레임 등의 적용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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