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이 여사의 방북은 북측이 지난 3일 김대중평화센터 측으로 초청장을 발송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승인함에 따라 성사됐다.
북측이 발송한 초청장에는 이 여사를 포함한 방북단 19명을 초청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여사는 18명의 수행단과 함께 방북할 예정이다. 수행단장은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이 맡았고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명예대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이 수행단에 포함됐다.
이밖에 윤철구 사무총장 등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7명, 윤장순 초대 운영위원장 등 이 여사가 설립한 인도적 지원단체 '사랑의 친구들' 관계자 3명, 비서와 경호원 등 실무 인력들도 함께 방북한다.
당초 이 여사와 함께 방북할 것으로 예상됐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나 취재진도 동행하지 않는다.
이 여사는 국내 저가항공인 이스타항공편으로 이날 오전 10시 김포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한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중 평양산원, 애육원, 아동병원 등 의료 및 보육기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숙소는 김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묵었던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 호텔이다.
이 여사의 방북이 비록 개인 자격으로 이뤄지는 것이긴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경색된 남북관계 해소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도 관심사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현재 남북 간에는 금강산관광 재개 여부, 개성공단 정상화 등 긴밀한 대화가 필요한 사안이 많다"며 "모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추진되는 방북인 만큼 남북 간의 화해와 교류협력의 불씨를 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여사는 6.15 남북 정상회담의 산증인이자 당사자로 우리가 가진 가장 설득력 있는 남북 화해 협력의 지렛대"라며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역사적 맥락에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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