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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혁명' 삼성 드럼세탁기 18년 발자취


주파수분석기 동원한 조그다이얼 개발부터 버블 세탁기 탄생까지

[민혜정기자] 세탁물을 앞에서 넣는 드럼 세탁기는 현재 국내 세탁기 판매 비중의 70%가 넘는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드럼 세탁기가 20여년만에 세탁물을 위에서 아래로 넣는 국내 전자동 세탁기 문화를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도 1998년 드럼 세탁기를 출시해 국내는 물론 가전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응을 이끌어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미 1950년대부터 드럼세탁기를 출시해 온 유럽에 비해 국내의 드럼세탁기 역사는 짧고 빨리 이뤄졌다. 기존 전자동세탁기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던 국내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98년 처음 드럼세탁기를 출시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삼성전자는 드럼세탁기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기 위해, 실질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식기세척기랩 김진두 수석은 "드럼세탁기를 처음 접하면 도어, 조그다이얼 그리고 세제통 이 세 가지 부분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는 오감을 총 동원해 드럼세탁기의 구매 기준을 정하게 된다"며 "시각에 의해 도어 투입구 넓이를 보고 세제통 공간을 측정하고, 촉각에 따라 도어가 부드럽게 열리는지, 조그다이얼이 각 세탁 유형별 알맞게 돌아가는지 구분하고 이에 맞춰 청각도 만족하는지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오감 만족' 다이얼 위해 주파수 분석기까지 동원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출시가 되는 만큼, 지역 적으로 확대 될 때마다 다른 촉각적인 부분을 완성해야 했다.

김진두 수석은 "조그다이얼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대부분 '회전하는 느낌이 안 좋다', '회전하는데 뻑뻑하다' 등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부분을 언급했다"며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실무 개발에서도 오로지 오감을 총 동원해 조그다이얼을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표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그다이얼을 한 클릭 씩 돌릴 때마다 주파수 분석기로 그래프를 그려 이를 수치화 해 촉각과 청각 모두를 만족시키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조그다이얼 말고도 '세제통'이란 넘어야할 산이 있었다. .

김 수석은 "2000년 슬림형 드럼세탁기 출시 이후 가장 눈에 띄게 개선할 부분이 바로 특정 부위에만 세제가 남는 다는 것이었다"며 "세제통과 연결된 세제 분사홀의 경우 각 제품마다 적게는 30개부터 많게는 40개까지로 알고 있는데, 각 분사홀에 링거호스를 끼워 급수와 함께 세제 잔량이 어떻게 남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각 분사홀 마다 급수 되는 물의 양을 수치로 기록, 부족하거나 넘쳐나는 부분을 개선해 균등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같은 시간 깨끗하게 세제를 사용하고 잔량도 없앴으며, 안으로 삽입해도 세제가 남지 않는 세제통을 만들었다.

◆삼성 가전의 이정표 '버블 세탁기'

삼성 드럼 세탁기의 결정판은 7년전 유행어가 될 정도였던 '버블 세탁기'였다. 이 버블은 물의 표면장력을 약화시켜 세제와 물이 잘 섞이게 하고, 섞인 혼합물이 세탁물에 잘 스며들어 결과적으로 때를 잘 떼어 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버블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았다.

김 수석은 "세탁에 있어 버블은 크게 두 종류로, 하나는 맑은 물과 함께 세제와 공기를 잘 섞일 수 있도록 하는 깨끗한 버블이며, 다른 하나는 세탁물에서 야기되는 때와 이물질로 만들어진 더러운 거품"이라며 "우리 회사에선 깨끗한 버블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고 말했다.

버블 드럼세탁기는 2008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세탁 초기 단계인 물과 세제를 투입할 때부터 독자적인 '에코 버블 생성기'를 통해 세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역점을 뒀고, 출시에 성공했다. 이 기술로 그해 장영실상을 수상하는 등 업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버블이 생성되려면 높은 출력의 진동 흡수기가 함께 작동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버블엔진의 장착부를 진동 흡수용 고무 지지대에 올리고 제품에 고정, 버블엔진 동작 시 진동이 제품에 전달되지 않는 구조를 활용했다.

이같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삼성의 '명품 세탁기'와 성공스토리가 탄생한 셈이다.

김 수석은 "드럼세탁기의 본 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며 "뛰어난 세탁력은 물론 수려한 디자인부터 편의성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기술력과 완벽한 품질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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