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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재무건전성 저하돼…금융권은 양호


거시 충격오면 고자산·자영업자·자가 가구 부실위험도 일부 증가

[이혜경기자] 국내 가계와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전년에 비해 다소 떨어진 반면, 금융권은 양호한 상태로 파악됐다.

또한 가계 부실이 금융기관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축소됐고, 금리나 주택가격 등 거시 충격이 올 경우 취약계층 외에 고자산·자영업자·자가 가구 부실위험도 일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보고서(2015년 6월)를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및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다소 저하됐으나,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 외환건전성 등은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했다.

가계 부문에서는 소득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가운데 주택매매 증가 등으로 가계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계부채(가계신용통계 기준)는 작년 8월 이후 증가세가 빠르게 확대돼 3월 말 현재 1천9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나 급증했다.

가계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월 말 현재 138.1%(추정치)로, 가계부채 증가와 가계소득 증가 제약 등으로 2014년 9월 말(135.4%) 대비 2.7%p 뛰었다.

가계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자금순환 기준)은 3월 말 현재 226.7%로, 가계 금융자산 증가율이 금융부채 증가율을 계속 상회함에 따라 작년 9월 말(222.8%) 대비 3.9%p 상승했다. 이 비율은 모든 소득분위에서 200%를 웃돌고 있다(2014년 3월 말 현재).

◆기업, 매출액 줄고 영업이익률 하락하며 성장성·수익성 부진

기업 부문의 경우, 매출액이 감소하고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등 성장성과 수익성 부진이 지속됐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보다 더 큰 폭의 마이너스(-1.5%)를 기록하는 등 기업 성장성 부진이 심화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6%로 2013년(0.6%) 대비 크게 부진했고, 중소기업도 3.8%로 2013년(4.6%)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기계 등의 매출액이 증가한 반면 해운, 전자, 석유 등은 크게 감소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3년(4.7%)에 비해 0.4%p 하락한 4.3%를 기록, 2013년 중 소폭 개선 기미를 보이던 수익성이 다시 하락했다.

매출액증가율 및 수익성 부진 등으로 기업의 단기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과 현금흐름보상비율도 저하됐다. 그러나 부채 조정, 자본 확충 등에 힘입어 재무구조 안정성은 양호한 모습을 지속했다.

은행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미흡했으나, 자본적정성이 양호한 가운데 자산건전성과 성장성이 소폭 개선됐다.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수익성, 자산건전성, 성장성이 모두 개선됐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및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외환건전성의 경우, 순대외채권이 증가하고 단기외채 비중이 감소하며 개선 추세를 지속했다.

금융안정지수(FSI)는 2013년 이후 '주의' 단계 임계치인 8을 밑돌며 안정적인 상태로 나타났다.

◆가계 부실, 금융기관에 전염될 영향은 축소돼

가계부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취약계층의 부실위험은 다소 증가했지만 가계 부문 부실이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부실위험지수를 활용해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부채 보유 가구 전체의 평균적인 부실위험을 보여주는 가계부문위험지수는 전년 대비 4.2p 상승한 56.2를 나타냈으나, 가계 부문 부실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가계대출위험지수는 전년 대비 8.7p 하락한 80.0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스트레스 테스트(예외적이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대해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취약성을 측정해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를 통해 거시 충격이 가계 부문 부실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에서는 금리 및 주택가격 충격 발생 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고자산·자영업자·자가 가구의 부실위험도 일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성장성과 수익성이 부진한 가운데 부채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기업이 차입을 줄여 설비투자를 덜 하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진단했다. 부채 감축보다는 자본 증가에 따라 부채비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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