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거부권 행사) 이후 정국이 시계제로 상태로 내몰린 가운데 개정안의 오는 1일 본회의 처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개정안 재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이르면 오는 1일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칠 방침이다. 그러나 여당의 소극적 태도로 실제 재의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상황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25일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안을 재의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이 박 대통령의 입장에 크게 반발해 개정안 재의결을 촉구하는 만큼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5시간 이상 마라톤 협의를 거친 결과 재의결에 응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박 대통령의 뜻에 어긋난 이상 당청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당초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 5월 29일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 211명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정부의 시행령에 대해 국회의 시정 요구 권한을 강화하는 것인 만큼 여야를 넘어 정부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같은 여야의 입장에 대해 박 대통령은 국회가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헌법상의 삼권분립 원리를 개정 국회법이 침해한다는 것이다.
일단 헌법은 국회가 의결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국회에서 재의결에 부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되면 법안은 다시 효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전체 의석 298명 가운데 160명을 차지하는 새누리당이 재의결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재의결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다. 새누리당이 19대 국회 회기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 이같은 입장을 고수할 경우 개정안은 자동 폐기되는 운명을 맞는다.
한편 새누리당 일각에선 재의에 부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탈표가 속출할 경우 당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당 지도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나리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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