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모바일 게임 내 확률 조작이 의심된다며 이용자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조작의 사실 여부를 떠나 그동안 쉽지 않은 '확률'에 시달려온 이용자들이 대대적으로 불만을 표출된 사례여서 주목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게이머들의 '집단지성'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도출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게임은 컴투스(대표 송병준)의 '이스트 레전드'다. 이 게임 공식 카페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포착된 것은 지난 19일께다. 수십만 원을 과금해도 최상위 캐릭터(5~6성)를 획득할 수 없었던 오픈 초기와 달리, 특정 시점 이후부터는 소액 결제만으로도 최상위 캐릭터를 얻었다는 게시물들이 올라오면서부터 카페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문제의 골자는 게임사가 유료 확률형 아이템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에 대해 확률을 조작했다는 것. 갑작스레 캐릭터 획득 확률이 높아졌다는 얘기는 곧 이스트 레전드 서비스 시작 시점에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구입한 이용자는 손해를 봤다는 얘기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면서 지난 19일 이후 이틀 동안 조작 의혹과 관련해 공식 카페에 게시된 글만도 600여 건에 이른다.
이들은 공식 카페를 통해 "방금 20만 원 과금한 계정이 100만 원 넘게 쏟아부은 내 계정보다 좋다", "공지도 없이 잠수패치로 잠깐 (확률을) 풀어주는게 어딨나"며 회사 측이 이스트 레전드의 획득 확률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회사 측은 20일 공식 카페를 통해 "오픈부터 현재까지 불편을 끼쳐드려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확률 조작에 대한 해명이 누락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단톡방' 만들어 정보 나누는 게이머들…'밑장' 빼다 큰코 다쳐
이번 사태는 이용자들이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판매 행위에 대한 염증을 집단 반발로 표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SNS를 비롯, 각종 커뮤니티가 발달하면서 게이머들간의 정보 공유가 더욱 활발해졌고 이로 인해 게임사의 의도적 확률 조작은 '똑똑해진' 이용자들로부터 호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요즘 게이머들은 단톡방(카카오톡을 활용해 단체로 대화를 나누는 방)까지 개설해 자신이 즐기는 게임에 대해 활발히 정보를 교류하는 추세"라며 "게임에 대한 불만사항이나 버그가 발생했을시 전파되는 속도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다"고 전했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 획득률을 게임 내에 표기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게임업계 자율규제안이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회장 강신철, 이하 K-IDEA)의 주도 하에 지난달 발표돼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게임사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IDEA는 오는 7월 중 자율규제안 정착을 위해 협회 내 상시 모니터링 요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