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홈쇼핑 업계가 결국 판매 제품에 대한 환불 방침을 결정했다.
정치권까지 나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가능성을 거론하자 그동안 눈치를 보던 각 사들이 앞 다퉈 환불 방안을 발표하고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환불 방안을 놓고도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조짐이다.
8일 GS홈쇼핑을 비롯한 CJ, 현대, 롯데, NS, 홈앤쇼핑 등 홈쇼핑 6개사는 이날 오후 잇달아 환불조치를 발표했다. 이들은 백수오 제품 구매 시기와 상관없이 구매자가 보관하고 있는 물량에 대해 환불해주기로 결정했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백수오 제품에 대한 전액 환불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홈쇼핑 6개사는 공동보상안 마련을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왔다. GS와 CJ는 환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나머지 업체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날 오후 한국TV홈쇼핑협회에서 공식입장을 발표할 때도 업체들은 기존 환불방식을 고수했다. '배송 받은 지 30일 이내에 개봉하지 않은 상품'만 환불하고 한국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이전에 유통된 백수오 제품에 대해선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GS홈쇼핑이 이날 오후 2시경 가장 먼저 환불조치를 발표하고 나서자 상황이 급변했다. 여기에 이날 전병헌 민주당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결국 각 업체들이 잇달아 환불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오후 3시께 CJ오쇼핑이 백수오 환불 방안을 내놨고, 업계 1, 2위가 개별 환불 방안을 내놓자 NS홈쇼핑, 홈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도 잇달아 경쟁적으로 환불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홈쇼핑 업계의 피해 보상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액 환불도 아닌데다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국소비자원과 정치권에서도 홈쇼핑 업체들의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어 롯데를 제외한 업체들은 전액 환불을 놓고 또다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서 전액 환불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지만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전액 환불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백수오 제품에 대한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가 밝혀지면 추가 환불조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와 한국소비자원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홈쇼핑에만 빠른 판단을 강요하는 것 같다"며 "이미 구상권 청구가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홈쇼핑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지금의 결정을 내린 것도 고객들의 불안감을 먼저 해소해야 겠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점을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에서 백수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지만 이미 기존에 환불안을 발표한 백화점, 마트 외에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다른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구매한 고객들도 많다"며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판매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우리는 환불 방안을 내놨지만 다른 곳에서 구매한 고객들은 여전히 보상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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