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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청소기 세계 1위, 다이슨 꺾겠다"


"모터·배터리에서 경쟁사 추종 불허, 올해 글로벌 공략 개시"

[민혜정기자] LG전자가 무선 청소기로 세계 청소기 1위 영국의 다이슨을 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로봇, 침구, 핸디스틱 등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라인업을 완성한 LG전자는 다이슨의 텃밭인 유럽 청소기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세탁기 박사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세탁기 1위 DNA를 청소기에 심겠다고 선언, LG전자는 청소기 시장에 무선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3일 '코드제로' 청소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LG전자 창원 공장에서 만난 신석홍 LG전자 청소기 사업담당(상무)은 고가 청소기로 세계 청소기 시장 정상을 달리고 있는 다이슨을 '코드제로'로 잡겠다고 말했다. 자사 판매량이나 성장률을 거론하는 경우가 있어도 경쟁사 우위에 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경우는 드문만큼 LG전자의 결의가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신석홍 상무는 "다이슨은 가격대별로 봤을 때 상위 30% 이상 시장의 60~70%를 차지해 20%대 점유율로 청소기 세계 1위를 달리고 있고, 나머지 2위군 업체는 모두 10%미만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목표는 다이슨을 이기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색 가전 명가 LG전자는 소형가전 시장을 주목하고, 2000년대 초부터 코드제로 청소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차세대 청소기 개발을 위해 9개국 5천 명의 고객을 심층 조사했다. 특히 프랑스, 러시아, 호주 등에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약 70%의 무선 청소기 사용자가 청소 중 배터리방전을 불만으로 꼽은 점에 주목했다.

LG전자는 사용 시간을 늘리면서도 흡입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LG화학의 고성능 배터리를 적용했다. 고성능, 고효율의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독자 개발해 코드제로 청소기에 적용했다.

LG전자는 세탁기의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스마트 인버터 모터'와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을 코드제로 제품에 적용했다.

스마트 인버터 모터는 배터리를 전력으로 사용하는 무선 청소기의 특성상 제한적인 전력으로 제품의 흡입력과 사용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BLDC(Brushless Direct Current) 모터다. 일반 모터보다 30% 가량 적은 전력만으로도 유선 청소기 수준인 200와트(W)의 흡입력을 갖췄다. 수명도 일반 모터보다 3배 이상 길고 크기도 20% 이상 작다는 게 회사 측 설명.

LG화학의 배터리는 5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대비 8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한다. 특히 코드제로 싸이킹은 최대 전압 80볼트(V)의 LG화학 리튬 이온 배터리 파워팩을 내장해 4시간 충전만으로 일반 모드에서 최대 40분, 강(强) 모드에서 최대 17분 동안 청소가 가능하다.

LG전자는 코드제로 청소기의 모터와 배터리 성능이 경쟁사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점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신석홍 상무는 "코드제로 청소기의 핵심은 인버터 모터와 배터리 기술인데, 인버터 모터 기술은 세탁기와 다르지 않다"며 "모터는 크기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게 관건인데 우리는 세탁기 DD모터를 통해 인버터 기술을 확보했고, 배터리의 경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되는 배터리의 3분의1수준 용량의 배터리가 청소기에 들어갔는데 이는 LG화학의 기술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이 없는 청소기를 유선 청소기 수준의 성능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80V의 고출력 배터리를 탑재해야하다보니 충전기 크기가 벽돌만해져서 좌절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직접 청소기 개발에 참여한 하건호 청소기 개발팀 수석은 "고출력 배터리에 맞추다보니 충전기가 벽돌만해졌는데, 상품기획에서는 제품안에 (충전기를) 넣어달라고해서 엔지니어들이 황당해했다"며 "그런데 제품안에 충전기를 넣다보니 안전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무선 청소기용 백팩까지 출시···세탁기 이어 청소기 정상 야심

이같은 산고끝에 만들어진 LG 코드제로 청소기는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핸디스틱 청소기는 올해 들어 월 1만대 이상 팔리고 있다. 지난달 코드제로 무선 청소기 전체 매출은 LG전자의 국내 청소기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날 신석홍 상무는 청소기 전시 현장에서 코드제로 싸이킹 청소기가 들어가 있는 백팩을 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선이 없는 무선청소기를 가방에 넣고 편하게 청소할 수 있도록 '코드제로 백팩'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일반 소비자 뿐만 아니라 청소 대행 업체 같은 기업용(B2B) 시장도 공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 상무는 "길거리나 공원에 있다보면 청소를 하시는 분들이 드럼통만한 청소기를 끌고 힘들게 청소하시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코드제로 청소기에 이 같은 백팩을 착용하면 지금보다 힘들지 않게 청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프랑스, 독일, 스페인, 호주, 중국 등 16개국에 코드제로 청소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고객사들에게 합격점을 받았고 이제 시장에서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신석홍 상무는 "지난 1년간 샘플만 수백개 보내서 주요 유통사들의 구매담당, 매장의 판매원들이 직접 써볼 수 있도록 했다"며 "제품 써본 사람들이 가격 결정도 해줬고, 출시 일정도 제시했는데 이제 고객들의 검증만 남았다"고 말했다.

창원=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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