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고령화·저성장 기조 속에서 재정부담을 줄이고 국민의 안정적 노후보장을 위해서는 가계 스스로 금융자산 축적을 통해 은퇴소득을 확보하는 '자산기반형 복지시스템'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6일 금융투자협회는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가의 가계금융자산형성지원제도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이들 국가들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학자금펀드, 퇴직연금·개인연금 등을 통해 체계적인 가계금융자산 축적을 유도하고 있다.
ISA로는 재무적 독립을 시작한 사회초년기부터 중장기적인 자산형성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녀양육기 동안의 높은 교육비가 은퇴자산 축적의 걸림돌이 되는 점을 고려해 학자금펀드로 이의 대비를 돕고 있으며, 공적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경제활동기간 전반에 걸쳐 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의 적극적 활용을 지원중이라는 것이다.
금투협은 "현재 한국형 ISA 도입이 추진 중인데, 해외 주요국들은 가입대상, 투자대상 등 제약을 최소화해 가계의 적극적 활용을 유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 제도 도입에 있어 가계 금융자산 축적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도한 교육비 부담이 노후소득 축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내 상황을 볼 때, 선진국의 학자금펀드(어린이펀드)와 같은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2013년 국내 평균 가구소비지출 항목에서 교육비 비중은 식료품비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연금·복지지출 증가 등으로 국가 재정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노후소득 축적을 위한 직접적 역할을 수행하는 개인퇴직계좌도 한도 확대, 세제혜택 강화 등의 지속적 개선이 요구된다는 판단이다.
안정적 은퇴자산 확보를 위해 현재의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79.9%)인 운용구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ISA에서 펀드 비중은 47.7%에 이르고 있다(2014년 3분기 기준).
금투협은 "주요국들은 이러한 지원제도를 기반으로 자본시장에의 장기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 운용수익을 확보할 뿐 아니라, 장기 안정자금을 토대로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중"이라며 "국내도 저성장에 대응해 고부가가치산업 육성이 절실한 가운데, 가계자산형성지원 제도와 자본시장과의 선순환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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