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투협회장 "증권거래세 인하 추진할 것"

[김다운기자]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이 앞으로 증권 거래세 인하, 소득공제 장기펀드 농특세 면제 등의 세제 혜택 확대와 금융투자업계의 핀테크 시장 진출을 위해 힘쓰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황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업무와 금융투자업 해결 과제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보험상품처럼 주식과 펀드에도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면 면세 혜택을 주는 것이 형평성 측면에서 맞다고 본다"며 "주식시장을 키우고 장기 투자를 정착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주식 같은 금융투자상품의 세제 혜택을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 동안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특별히 보호장치를 마련해준 적이 없었고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며 "자본시장을 통해 국민의 행복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정부가 신경을 쓰고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같이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증권 거래세 인하와 소장펀드의 농특세 면제 등을 우선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의 경우 증권사들의 위탁수수료 수입보다 증권 거래세로 낸 돈이 더 많다"며 "거래세를 완전히 폐지하는 건 어려워도 업계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인하해 달라는 요청은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문제가 제기된 소장펀드의 농특세 부과에 대해 황 회장은 '금융투자협회의 실수'라고 인정하고 내년부터는 농특세가 면제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올해 과세된 농특세 부과분에 대해 면제시켜 소급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내년에 부과될 세금에 대해서는 면제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과 국회를 설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으므로 앞으로는 이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등의 디지털화된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는 한국이 큰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산분리 완화 등의 정책이 뒷받침되면 좋겠다는 뜻도 전했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 금융이 갖고 있는 강점은 정보통신기술(ICT) 디지털화"라며 "아날로그 시절에는 뒤쳐졌던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시대로 가면서 세계 선두로 치고 나갔듯이 금융에서도 디지털형 금융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세계 1등 선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디지털 금융에 진출하고자 하는 회사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 속에 산업을 키워야 하는 만큼, 장벽을 없애 판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은행이나 증권사들 중 어떤 플레이어가 핀테크 시장을 주도할 것인지는 판을 벌여봐야 안다"며 "모바일 쪽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좋은 경험을 갖고 있는 선도 증권사들이 핀테크 주자들과 손을 잡고 나가면 강력한 기세로 디지털금융의 선도주자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