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단순히 재밌는 수준이 아니었을텐데요. 정말 재미있지 않던가요? 한번 들어오면 적어도 20분은 헤어나오지 못할겁니다."
뉴스부터 영화·음악·미술·스포츠·드라마·예능·웹툰·소설·블로그·카페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으로 전세계가 연결되면서 볼 건 많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다 찾아보긴 힘들고 무수한 정보 중에서 흥미를 느낄만한 '거리'를 모아서 듣고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재미'와 '흥미'를 중심에 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피키캐스트'가 있다.
뉴스 뿐만 아니라 생활정보, 영화·패션 소식 등을 '움짤'(움직이는 짧은 동영상)이나 사진·음악 등에 짧은 글을 덧붙인 페이지 수십장을 넘기면서 빠르고 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피키캐스트의 특징이다.
장윤석(37) 피키캐스트 대표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하나의 방송사나 카테고리에 종속되면 사람들의 흥미를 얻을 수 없다"며 "비빔밥이 여러가지 재료의 혼합으로 적절한 맛을 내는 것과 동일한 이치"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사람들의 '흥미'에 초점을 맞춘 것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초 피키캐스트의 시작점은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컴퓨터 사이언스학과를 졸업한 장 대표는 2007년 해외 이동통신사의 통화연결음 솔루션을 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장 대표는 2012년 대학 후배와 함께 온라인 교육 플랫폼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해당 사업 홍보를 위해 그해 9월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올렸다. 애완동물, 데이트코스, 뷰티 정보 등을 모아서 올리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플랫폼은 만드는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라는 교훈을 얻은게 그때였다.
장 대표는 "플랫폼을 만들어야지라고 기획했을 땐 실패했다"며 "반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보를 보여주자 저절로 플랫폼으로 발전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장 대표는 교육에서 큐레이션 서비스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500만명의 페이스북 페이지 친구들과 200만명의 카카오스토리 팬들이 2014년 1월 정식 출시된 피키캐스트 앱 이용자의 바탕이 됐다. 2015년 1월 현재 다운로드 수는 400만. 하루 사용자만 100만, 회당 최대 체류시간은 21분에 달한다.
피키캐스트가 다루는 콘텐츠 영역은 제한이 없다. 피키캐스트는 '외모 안본다는 YG에서 연예계 휩쓸 여자연습생'라는 제목 아래 연예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겨울 왕국의 실제 배경이 된 눈의 나라'에서 영화의 배경정보를 소개하기도 한다. '당신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요'라며 교훈적이거나 감동적인 콘텐츠도 보여준다.
장 대표는 "이미 세상에는 많은 콘텐츠가 있어 다 찾아다니기 힘들고 모바일에 최적화 돼 있지도 않다"며 "모바일에서 고민없이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도록 하는게 피키캐스트의 콘셉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을 확보하는 일. 현재 피키캐스트는 110명의 직원 중 60~70명이 콘텐츠 제작을 담당한다. 몇십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부터 다음 카페 운영자, 커뮤니티 활동가 등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한다.
여기다 연예인 강혜정·신수지 등 연예인들이 외부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방송사·영화홍보사·음반제작사 등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영화나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향후에는 기업계정을 만들어 기업이 직접 홍보채널로 운영할 수 있도록 오픈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작은 모바일 화면에선 이용자들의 광고 회피도가 높다"며 "이용자가 광고라고 인지하더라도 광고가 아닌 정보로 받아들이도록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저작권. 영화나 드라마의 캡쳐 화면이나 '움짤'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이미지, 음악을 재가공하고 코멘트를 달기에 저작권 문제는 늘 해결해야 할 숙제다. 물론 현재 피키캐스트는 '저작권 클리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방송사 등과는 사전 제휴를 통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유료사이트에서 이미지를 구매해 사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사후적으로 저작권 문제로 인해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 해결해나가는 과정도 구축했다.
장 대표는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생산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창작자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고 2·3차 패러디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대승적인 콘텐츠 유통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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