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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4대 금융그룹 시대, 금융패권 어디로?


우리금융 해체 후 NH 약진…4대금융 덩치 엇비슷

[이혜경기자] 지난 2014년 금융권에서는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상당했다.

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으로 이뤄졌던 주요 '4대 금융그룹' 멤버 중 우리금융이 빠지고 NH농협금융이 들어온 것을 비롯해, KB 사태로 고전하던 KB금융지주가 경영진 교체 후 LG손해보험 인수를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아직 합병을 앞두고 진통중이긴 하지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금융권에서는 신(新) 4대 금융그룹 시대를 맞아 앞으로의 금융패권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작년에 연달아 나타난 금융권 M&A로 업계가 지각변동해 형성된 신 4대 금융그룹들의 덩치가 큰 차이 없이 평준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가 작년 12월24일에 LIG손해보험과 LIG투자증권 인수를 승인 받은 후 이를 반영해 금융위원회가 새로 집계해 발표한 금융지주사의 연결 총자산 내역을 보면, 신한금융이 335조원으로 여전히 1위다. 하지만 2위인 KB금융이 325조3천억원, NH농협금융이 313억원, 하나금융이 312조원 등으로 나타난다(2014년 9월말 기준).

신한금융이 경쟁 금융그룹을 압도적으로 제친 선두가 아닌 상황에서, KB금융, NH농협, 하나금융 등 새로운 계열사를 합병해 덩치를 불린 경쟁자들이 합병 후 시너지 효과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한다면 언제든 현재의 우위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잇단 M&A로 덩치 키우고 시너지 효과 기대중

도전하는 입장인 금융그룹들의 상황을 먼저 살펴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LIG손보와 외환은행을 각각 그룹내 시너지로 연결할 경우 도약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KB 사태로 어수선하던 분위기는 윤종규 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취임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흔들렸던 조직이 추스러지고 LIG손보 인수로 비은행이 강화되면서 기존의 강점을 지녔던 가계금융 분야가 살아나고,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성과를 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대신증권의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은행 전반적인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은 불가피하겠지만 대손비용률 안정화로 펀더멘털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2015년 상반기 중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4천억원을 상회하는 법인세 환급으로 2015년 이익 개선 모멘텀도 은행 중 가장 뛰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 하나은행과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직 진통을 겪고 있다. 오는 3월1일이 합병기일로, 외환은행 노조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상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협상이 잘 마무리될 경우,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높이면서 성장가도를 다시 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은 상당한 편이다.

대우증권의 구용욱 애널리스트는 "이미 외환은행 카드부문과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을 마쳤는데, 신용카드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나타날 수 있는 덩치가 돼 그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은행 통합 작업이 완료될 경우 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4대 금융그룹 멤버로 급부상한 NH농협금융은 그야말로 다크호스다. 작년에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농협증권과 합병시켜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킨 NH농협은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어, 복합점포 확대, 자산운용 강화 선언 등 연이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NH농협은 그러나 변화와 성장을 이끈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오는 6월9일 끝난다는 것이 향후 관전포인트라 할 수 있다.

임 회장은 옛 재경부와 기재부 등을 거쳐 청와대 경제비서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이다. 부임 초기에는 관피아 논란이 나오기도 했지만 취임 후 NH농협금융의 성공적인 변혁을 이끌면서 논란이 잠잠해졌을 뿐 아니라, 대내외의 신뢰 역시 탄탄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잘 나가던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민간금융그룹에서도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는 그의 이력은 언제든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보내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NH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NH금융그룹 사람들이 임 회장이 정치권의 부름을 받고 임기 후 떠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불안한 선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한금융의 경우, M&A나 대형 사고 등의 큰 이슈가 없었던 터라 상대적으로 편안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수익성 등은 신한금융의 최대 강점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신 4대 금융그룹 시대를 맞아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분위기로 볼 때 느긋하게 1위의 여유를 즐길 만한 처지는 아니다.

작년에 불발된 우리은행 매각전이 다시 금융지주 순위를 흔들 가능성은 아직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등이 매각된 후 우리금융지주와 합병한 현 우리은행의 연결자산 규모는 253.7조원에 이른다(2014년 9월말 기준). 덩치가 상당한 만큼 쉽게 건드려볼 매물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각 금융지주 모두 작년에 인수와 합병 작업을 했던 터라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데 일단 전념해야 한다는 사정도 있다. NH농협금융의 경우, 자산운용을 키우겠다고 선언하면서 좋은 자산운용사가 있으면 인수할 생각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이는 우리은행 인수와는 거리가 있는 얘기다.

작년에 무위로 돌아갔던 우리은행 매각전에서도 실제로 관심을 보였던 곳은 교보생명과 중국 안방보험 정도로, 주요 금융지주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아무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신 4대 금융그룹 시대, 패권의 향방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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