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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률 "내우외환 한국정치, 대통령이 나서야"


[원로에게 듣는다]"인사가 문제…개각하고 경제 살리기 매진해야"

[윤미숙기자] 경기침체 속 세월호 참사부터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 메가톤급 이슈가 몰아친 2014년. 16~18대 국회의원이자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사무총장을 지낸 안경률 전 의원은 올 한 해를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고 평가했다.

안 전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나라 안으로는 세월호 사건에서부터 부산 오룡호 사건, 청와대 '문고리 권력' 등 과거의 적폐가 나타난 일로 어지러웠고, 외교적으로도 성공했다고 볼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의원은 결과적으로 박근혜정부 2년차 국정운영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핵심 원인으로 정부 출범 초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인사 문제를 꼽았다.

특히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문고리 3인방'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진 참모들을 거느림으로써 마인드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인데 대통령이 너무 고집을 피우는 것 같다"며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전 의원은 "시간이 갈수록 (박 대통령의) 힘이 빠져가는 게 사실이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무조건 국면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이 터닝 포인트"라며 국정운영의 일대 쇄신을 촉구했다.

다음은 안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박근혜 정부의 올해 국정운영,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마거릿 대처 수상이 '영국병'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대한민국이 '한국병'에 깊이 걸렸다고 봅니다. 그래서 올해는 내우외환의 해였다고 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막혀 안팎으로 일이 진행된 게 없을 정도였고, 청와대 문고리 권력이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로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자는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과거 적폐가 드러난 일, 잘못된 일로 나라가 어지러웠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일본과의 외교가 위기를 맞았고 박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외쳤지만 진전된 게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등 올 한 해를 뒤덮은 굵직한 사건·사고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욕먹는 이유 중 하나가 인사 문제입니다. 바다 근처도 안 가본 사람들을 해양경찰청장,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한 것, 문고리 3인방 문제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소신 없는 사람들을 임명한 것이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법입니다. 무능력한 사람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한 게 문제입니다.

-일각에서는 조기 레임덕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레임덕이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갈수록 힘이 빠져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정말 대대적으로 국면전환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도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무조건 터닝해야 합니다. 지금이 터닝포인트입니다."

-국면전환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결국 개각입니다. 사람 쇄신을 통해 정책을 쇄신하고, 정책을 쇄신하면서 사람도 쇄신해 나가야 합니다. 이게 제일 효율적인 방법 아니겠습니까. 문고리 3인방은 대통령이 말리더라도 스스로 짐을 싸서 떠나야 합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이야말로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대통령이 평가받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인 만큼, 화합형 인물, 경제를 살리겠다는 마인드를 가진 인물을 비서실장으로 기용해 분위기를 대전환하면 대한민국도 살리고 박 대통령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집권 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소리가 나는 게 항상 선은 아니지만 지금은 너무 소리가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청와대의 파워가 너무 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회의원 교체율과도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공천 때마다 50~60%가 바뀌니 '잘못하면 전부 짤리는구나'하면서 겁을 먹을 수 있고, 초선 비율이 많다 보니 정국 상황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지금 전략적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야 합의에 따라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실시될 예정입니다.

"자원외교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정치적인 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세계가 자원 확보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고 우리도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성과를 평가하려면 길게는 10년, 20년 지나야 하는데 누가 어떻게 잣대를 만들어 국정조사에서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자칫 정치쇼로 비칠 가능성이 많습니다. 투자라는 게 단기 목적도 있지만 장기 목적도 있는 것입니다. 1 더하기 1이 왜 금방 2가 안 되느냐는 산술적 잣대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최근 여야가 경쟁적으로 정당개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평가해주십시오.

"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너무 마이너한 것에 집착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노동 무임금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스스로 안 받으면 되는 것이지 법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출판기념회도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텐데…."

-개혁의 꽃은 공천제도 개혁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정치권에서 표적공천, 보복공천이라는 말조차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정치라는 것은 아군, 적군, 친한 사람,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공생하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표적공천, 보복공천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지금 여당이나 야당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하자고 하는데 장단점이 있으니 정개특위에서 조속히, 한꺼번에 논의해야 합니다."

-개헌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십니까.

"개헌은 해야 합니다. 87년 민주개헌 당시 당의 실무자 그룹에 있었는데 당시 지도부는 직선제에 집중하느라 여성, 인권, 장애인, 근로자, 노인 등 세부 항목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감사원을 국회로 옮기지 못한 부분도 큰 문제지요. 이런 부분을 보완해야 합니다. 대통령제도 현행 5년 단임제를 유지하다 보니 임기가 끝날 때마다 불행한 대통령으로 남는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역할을 분담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이 시대에 맞는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헌이 꼬인 정국의 돌파구가 될 수 있겠습니까.

"박 대통령이 개헌 하자, 내 임기 동안 대한민국을 개조하고 새롭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면 완전히 영웅이 될 것입니다. 문고리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에 언론이 빠지게 하는 것 보다 개헌 논의를 하는 게 훨씬 건전하지 않습니까. 지금 반대하기는 하지만 정치는 시대상황 논리 아닙니까."

-내년 정치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 정치 구호가 '정치는 바로 경제살리기'입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제일 걱정하는, 경제를 살려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It’s the economy, stupid'라는 빌 클린턴의 말을 새겨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를 살려가면서, 미래성장동력을 키워가면서 평화와 공존의 틀을 만들기 위해 개헌을 해야 합니다."

안경률

전 의원은 부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제 16대, 17대 18대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국회 행정위원회 위원장, 국회 해외동포무역경제포럼 회장 등을 역임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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