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최근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아직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 열린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디플레이션 상태가 되면 백약이 무효라 디플레이션을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디플레이션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지금 물가상승률이 낮은 것은 공급요인이 크다"는 입장으로, "근원인플레이션을 보면 최근 1.8%까지 낮아졌으나 대체로 2% 내외로, 디플레이션은 전 품목이 떨어져야 하나 그 정도까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이 오면) 일본처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거나, 조심스럽지만 대만도 그런 우려가 있다"며 해외 사례를 들었다.
이 총재는 "대만의 저물가는 제조업 위기 때문으로, 구조적인 경기 침체가 펀더멘털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라며 "대만경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디플레로 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 실물경기가 저성장 침체로 빠지는 것을 막는 게 디플레이션 방지의 기본 대책"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총재는 "현 물가상승률 목표인 2.5~3.5%는 적정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비쳤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물가안정 목표제를 채택한 대부분 국가가 겪고 있는 일로, 인플레이션 다이나믹스(역학)에 변화가 생긴 것 같아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렇다고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낮춰 버리면 (당국의) 신뢰가 떨어진다"며 "신뢰 차원에서 물가목표를 수시로 바꾸는 것보다, 목표를 못이루면 그 이유를 소상히 알려주는 게 당국의 도리라고 본다. 이해를 구하고 오는 2016년부터 (적정한) 목표를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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