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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속에도 백업전력 갖춘 교통신호기는 단 2대


백업전력 부재한데 비상발전기 관리도 미흡

[김국배기자] #1. '암흑 속 결혼식'. 올해 4월 부산에 있는 지상 18층 건물의 예식장에서 정전이 일어났다. 자가 발전기는 가동되지 않았고 촛불 결혼식 등 10건의 결혼식이 파행으로 이어졌다.

#2. 올해 들어서도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단지, 나이스정보통신 전산센터,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부근에서 정전이 발생해 소동이 일었다.

병원, 교통시설 등도 예외가 아니다. 계속되는 전력난으로 해마다 정전위협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백업 전력체계 등 제대로된 정전관리는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에너지관리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ITB 사업부 채교문 본부장은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주 동안만 해도 15건의 크고 작은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며 "2.3일에 한 번꼴로 정전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전력기술인협회가 실시한 '2014 비상전원 운용현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천496개 응답수용자 중 정전 시 즉각적으로 전원을 공급해주는 무정전전원장치(UPS)를 설치한 비율은 40.2%에 그쳤다. 반면 비상발전기는 90.3%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설치된 비상발전기에 대한 관리 역시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비상발전기 시험 운전 시 무부하테스트만 시행한다는 곳이 66.2%에 달했고 부하테스트를 실시하는 33.8% 중에서도 연간 10회 이상 부하테스트를 실시하는 곳은 10.4%에 불과했다.

부하테스트는 실제로 전력공급이 끊긴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것으로 비상발전기에 일정 수준의 부하를 걸어서 실제 성능을 점검하고 전력 계통상에 오류가 없는 지 살피는 방법이다. 국내에는 약 7만대 이상의 비상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비상발전기는 가동을 시작해 전력을 생산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순간적인 정전도 큰 사고 이어질 수 있는 수술실, 응급실, 교통신호체계, 데이터센터 등에서는 백업전력의 역할이 중요하다.

백업전력은 주전력에 대한 전력공급이 중단됐을 경우 비상전력이 공급되기 전까지의 공백을 메워준다. 정전 시 일정시간 동안 전원을 공급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병원과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교통시설의 경우만 봐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안전사고를 막으려면 UPS와 비상발전기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난 2012년 2월 전체 252개소 중 수술실을 가동하는 병·의원 165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술을 시행하는 국내 의원 중 약 81%가 UPS를 설치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8월 서울시 정보소통광장 조사 결과 서울시 교통신호제어기 3천691대 중 단 2대만이 UPS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에 있는 2만6천110대의 ATM 중 UPS 설치 비율은 50% 미만이다.

채교문 본부장은 "미국은 비상발전기 테스트 주기가 월 1회, 회당 30분 이상이며 발전기 정격용량의 30%가 넘는 실제부하 환경에서 테스트한다"며 "유럽, 캐나다, 호주 등도 비상발전기 관리에 대한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시적인 점검시스템은 필수이며 이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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