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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딸 '활약(?)'에 웃고 우는 후보들


김부겸·최문순·조희연 자녀 덕 '톡톡'…정몽준·고승덕은 '곤욕'

[윤미숙기자]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유세전이 이어진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만큼이나 그 자녀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공직선거법 상 후보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은 후보자처럼 명함을 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후보자의 자녀들은 아버지를 위해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의 딸인 탤런트 윤세인(본명 김지수)씨는 아버지가 선거에 나설 때마다 선거운동을 도와 일찍부터 화제가 됐다.

지난 19대 총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나선 윤씨는 '아빠를 부탁해요. 김부겸 딸 윤세인'이라고 쓰인 흰색 티셔츠 차림으로 대구시내를 구석구석 누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의 둘째 딸 오현정씨(피아니스트)는 아버지를 위해 '꿈을 찾아'라는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했다. 오 후보 측은 이 노래를 배경으로 민심대장정 동영상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오 후보는 틈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동영상을 보며 힘을 낸다고 한다.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강원지사 후보의 두 딸은 '우리아빠 최문순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주로 대학가를 돌며 젊은층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둘째 아들 조성훈씨는 지난달 2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진솔한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조씨는 "선거에 출마하면 이혼해버리겠다는 어머니의 반대와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출마 권유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기회인지 유혹인지 모를 이 상황에서 단일화 경선을 거쳐 진보진영 단일후보가 됐지만 턱 없이 낮은 인지도 때문에 힘들다"고 밝혔다.

조씨는 "인간으로서의 조희연은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고 돈 욕심없이 살아왔다. 누구보다 제 말을 경청해주고 언제나 '대화'를 강조하는 분이었다"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버지를 바라봐 온 저는 아버지가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임을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이 부족한 글을 통해 저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한번이라도 관심있게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사람이 먼저인 교육을 만들어 갈 아버지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 기초단체장 무소속 후보의 아들은 공식 선거운동 마감을 하루 앞둔 2일 "돈도 조직도 없는 무소속은 이래저래 서러움이 많다. 아버지는 점잖고 남의 단점을 들추는 사람도 아닌지라 평소의 행동과 선거 중의 모습에서 느끼는 괴리감을 지켜보는 아들의 입장에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직장에 눈치 보며 장기 휴가를 내고 매일 명함을 들고 밖을 나간다. 아버지 얼굴이 그려진 명함이 일수대출 광고 전단지처럼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이 글을 보시는 분들 투표는 꼭 하시라. 당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해 무관심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아버지에게 힘이 되고 있는 자녀들이 있는 반면, 일부 후보들은 자녀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막내아들 예선씨가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곤욕을 치렀다.

당시 정 후보는 "아버지로서 죄송하다.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거듭 사과했지만 여론 악화는 불가피했다.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장녀 고희경(캔디 고)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서울시교육감의 자격이 없으니 뽑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공개적으로 낙선 운동을 한 셈이다.

고씨는 "아버지인 고승덕은 자신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자신의 혈육을 가르칠 생각도 없었던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 교육의 수장이 될 수 있겠는가. 내가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서울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고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한다. 서울시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 고씨가 이를 정면 반박하는 등 사태가 아버지와 딸의 공방전으로 확산됐다.

논란이 일자 고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듭 글을 올려 "저는 서울에 계신 여러분을 위해 서울시민이 고승덕 후보에 대한 진실, 자기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아셔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글을 쓰고 포스팅을 했다"며 "이제 저는 말했어야 할 것을 말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덜어버리게 되었으므로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공적으로 발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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