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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시선들 '게임은 삶의 한 방식'


친구이자 삶이자 규제의 대상이기도 한 게임

[이부연기자] "공부만 하던 전교 1등 왕따였어요. 그러다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을 사귀게 됐고 함께 노는게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알게됐어요. 첫번째 대학입시에는 실패했는데, 당시에 친구들과 게임하는게 너무 좋아서 공부에 게을리 했다는 걸 부정할 순 없어요. 하지만 재수때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꿔서 입시에 성공했죠. 게임은 제게 친구라는 선물을 준 고마운 존재죠.(프로그래머 이두희)"

게임에 대한 생각이나 시선은 다양하다. 최근 논란을 일으키는 규제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공한 것이 게임. 지난 23일 온게임넷이 주최한 게임 토크쇼 '게임, 게임인 이야기'에서는 게임을 바라보다는 다양한 시선들이 격의 없는 토론으로 펼쳐져 주목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는 가수, 변호사, 프로게이머 등 다양한 인사들이 자신에게 있어 게임의 의미를 이야기하면서 게임을 사회적 주제가 아닌, 개인적 주제로 풀어냈다. 특히 600여 명이 넘는 관람객들은 3시간이 넘는 강연 시간 내내 자리를 거의 뜨지 않아 높은 관심도을 보여줬다.

이재홍 게임학회장은 "한국 게임이 최근 규제 논의때문에 신음을 앓고 있는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 게임이 콘텐츠성을 키우고 폭력성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핀란드 산 게임인 앵그리버드를 해 보면 단순히 동물을 맞추는 게 아니라 왜 동물을 맞춰야 하는지 스토리가 다 들어가 있는데 국산 대표 게임 애니팡은 무조건 빠른 시간 안에 동물들을 없애야 하는 시간 경쟁만 부추긴다"고 말했다. "휴식과 놀이 차원의 게임들이 많이 만들어진다면 현재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규제 대상으로 전락한 게임 산업이 격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거의 주장이다.

네오위즈게임즈 프로그래머이자 방송인인 이두희씨는 '게임 덕분에 나를 찾다'라는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사회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벗어나 친구들을 얻었고 행복을 찾게 됐다면서 관람객들의 공감을 샀다.

서울대 출신 유명 화이트 해커이기도 한 이씨는 또 "많은 사람들이 좋은 학력을 갖고 있으면서 왜 반도체 등 생산적인 산업이 아닌 게임 산업에 종사하냐고 묻는데, 게임은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하는 이로운 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투브 등 온라인 방송인으로 유명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도 나와 자신의 삶과 게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60만 명이 넘는 수의 유투브 구독자 수를 자랑하는 나동현씨는 게임 해설 방송을 주 콘텐츠로 하는 개인 방송계의 유명인이다.

나씨는 "개인들의 관심사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 방송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게임 분야"라면서 "나에게 그랬듯이 게임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주고 사회의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했다.

그는 "소수의 문제 있는 청소년 및 사람들을 게임을 하면서 보이는 행동을 근거로 게임을 규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규제를 오히려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현욱 변호사는 "한국에는 사행성에 대한 규제가 너무 난무하다 보니 해외에는 없는 온라인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생기는 등 즐길거리에 대한 침해가 너무 과하다"며 "게임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사행성 산업이 무엇인지 다시 정의하고 그 테두리 내에서 이를 근절하는 정책들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인이자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씨는 "게임은 제게, 그리고 프로게이머들의 삶"이라고 소개하고 "기초 우승 상금만 노리는 열악한 프로게이머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가 됐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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