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국내 주류시장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어 닥친 '믹싱주' 열풍이 최근 시장 저변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믹싱주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주류들인 보드카·럼 등 '화이트 스피릿' 주류들이 위스키 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상승하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보드카·럼 등을 판매하고 있는 수입유통 주류사의 판매량 데이터에 따르면, 보드카 시장은 2012년 17만5천454상자에서 2013년에는 24만9천537상자로 42.2%의 성장세를 보였다. 럼 시장 역시 2012년 2만4천997상자에서 2013년 3만1천822상자로 27.3%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보드카 소비량도 전년 대비 59.8% 늘어난 18만9천698상자를 기록, 보드카가 최근 주류업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음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믹싱주'가 인기를 끌면서 보드카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젊은 층을 비롯해 30대 중후반의 소비자들에게도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2012년 말 13개에 불과했던 보드카 브랜드는 2013년 말 16개로 늘어났다. 공식적으로는 3개 브랜드에 불과하지만, 비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브랜드까지 따지면 국내 보드카 시장은 현재 약 20여개의 브랜드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디아지오코리아의 스미노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앱솔루트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앱솔루트가 67.3%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스미노프가 20.8%로 힘겹게 뒤쫓고 있다. 또 2강 업체들의 선전 속에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를 비롯한 바카디코리아, 골든블루 등도 보드카 사업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앱솔루트는 올해도 부동의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속해온 '아트 마케팅'과 함께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티징 이벤트부터 광고, 디지털 마케팅 등 전방위적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매년 선보이는 글로벌 리미티드 에디션 또한 출시할 계획이다.
또 최근에는 사과맛과 상큼한 향을 내는 '앱솔루트 애플'을 출시, 보드카 RTD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앱솔루트 관계자는 "보드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기보다 마켓을 리딩하는 브랜드로서의 활동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그동안 진행해 왔던 디스트릭트 캠페인 등 소비자 접점의 체험 마케팅을 강화함으로써 스미노프의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 새로운 RTD 제품군 출시에 맞춰 RTD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시락(Ciroc)과 같은 다른 보드카 브랜드 판매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올해 디아지오 보드카 띄우기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믹싱주' 시장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보드카 외에도 일부 국내 업체들은 아예 '믹싱주'를 표방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출시된 맥키스는 이러한 붐을 타며 출시 10달 만에 60만병이 판매됐으며, 올해 1월에는 깻잎담은 믹싱주 맥키스 제품을 업그레이드 출시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맥키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마트, 편의점 등에서만 판매 되던 유통망을 올해 수도권 지역의 외식 및 주류 매장에까지 확대해 나가 2~3배의 매출 신장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음주 문화가 술자리 자체를 즐기려는 능동적 음주 문화로 변화하면서 보드카를 중심으로 한 '믹싱주'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다"면서 "특히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위스키 사업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여러 후발 업체들이 보스카 등 화이트 스피릿과 관련된 새로운 제품을 출시, 이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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