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웹보드 규제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음지 웹보드 게임 사이트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게임, 피망 등 대형 웹보드 게임 사이트를 비롯해 중소 웹보드 게임들은 규제 적용으로 매출이나 이용자 수, 이용 시간들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규제 초반 반사이익을 불법적인 사이트들이 게임사들이 잃은 매출과 이용 시간을 가져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6일 한 온라인 정보 공유 사이트에는 '500만원부터 만원짜리 방까지, 메이저 사이트에서 즐기세요'라는 이름의 웹보드 사이트 소개 글이 게시됐다. 또 다른 사이트에는 '요즘 한게임, 피망 이용자들이 몰려 물반 고기반이다. 실력으로 승부 가능'이라면서 웹보드 게임 사이트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러한 사이트들은 잠시 올라왔다가 제지를 당해 곧 삭제된다. 하지만 매일 끊임없이 올라오면서 사이트 홍보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웹보드 게임 규제로 인해 재미가 없어졌으니 우리 게임 사이트로 와서 즐기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 주요 웹보드 게임 규제 후 직격탄
웹보드 게임 규제는 지난달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시행령에 따르면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 중인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1개월 게임머니 구매한도를 30만원으로 제한하고, 1회당 게임머니 사용한도 3만원 이하로 규제해야 한다.
또 이용자가 하루에 10만원 손실을 입으면 24시간 접속을 제한하고 특정 상대방 선택해 게임을 할 수 없게 하며(무료 게임머니 활용 예외), 자동 배팅을 금지하는 등 까다로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게임 머니의 불법 환전과 사행성 확대를 막기 위해 실시된 이번 규제는 매우 강력하다. 월 게임 머니 충전 한도 30만원은 그동안 게임사들이 실시해 온 자율 규제 덕에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10만원 손실을 입으면 24시간 동안 게임이 불가능하고 1회당 게임 머니 사용한도가 3만원으로 규제된다는 점은 사실상 웹보드 게임사들의 매출을 대부분 내주던 고액방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한 웹보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하루에 10만원을 잃거나 따면 더 이상 그 아이디로 게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불법 환전상들이 게임 머니 매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웹보드 게임은 1분에도 수십판이 빠르게 진행되는 구조인데, 24시간을 게임을 금지시킨다는 것은 영업에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 모니터링 한 게임위, 불법 영업 전환 우려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던 업체들도 불법적인 서비스로 전환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웹보드 게임 규제 시행 후 모니터링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간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조사 중인 64개 웹보드 게임물 제공 업체들 중 51개사인 79.7%가 이 시행령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9개 업체들은 결재 수단을 제거하는 방식을 택했다. 나머지 미준수 업체들은 영업 정지 등 행정 조치를 받게 된다.
게임위 윤종원 등급서비스부장은 "모니터링 업체들 중 게임을 아예 무료로 전환한 사례가 눈에 띄다"면서 "이들의 경우 단속이 불가능한 오프라인이나 불법적으로 영업을 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위와 웹보드 게임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규제 시행 이후 불법적 사이트의 성행 등 풍선 효과가 있지만 게임 업체들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건전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위 황재훈 사무국장은 "웹보드 규제안은 게임 업체들이 불법 환전상 등에게 악용되는 경우의 수를 줄여 법적 테투리 안에서 안전하게 서비스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불법 환전상이나 사이트에 관해서는 검찰, 경찰 등과 협조를 통해 근절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며, 위반 업체들에 대해서도 지자체와 협력해 행정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김규영 주무관은 "현재 업체들이 시행령을 해석함에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검토해서 향후 수정할 의향도 있다"면서 "규제안 시행으로 어느정도 건전성이 확보된다고 생각하면 모바일 등 다른 플랫폼의 웹보드 게임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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