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이재오(사진 왼쪽) 의원이 26일 저서 '이제는 개헌이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개헌 여론 확산에 본격 나섰다.
'개헌전도사'이자 비박계 좌장격인 이 의원은 오랜 기간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주장해 왔으며, 19대 국회에서 개헌에 동의하는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 고문을 맡고 있다.
이 모임은 오는 3월 자체 개헌안을 마련해 6.4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마친다는 목표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 수가 개헌 발의선을 넘긴 154명에 달해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도 전·현직 의원 80여명과 각계 인사, 지역구민, 지지자 등 1천여명이 몰려 세간의 관심을 입증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몰려든 인파로 좌석은 일찌감치 가득 찼고,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계단으로 된 통로에 2열로 앉았다. 일부 의원들 조차 서서 행사를 지켜볼 정도였다.
축사에는 새누리당 내 최다선(7선)이자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사진 오른쪽) 의원이 첫 연사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서 의원은 최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개헌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 의원을 향해 "정권 2인자로 불릴 때도 추진 못 했다"고 직격탄을 날린 인물이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서 의원은 대학 선후배 사이인 이 의원과의 각별한 인연을 언급하며 "한때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나는 박근혜 대통령을 돕겠다고 하면서 갈라섰던 건 사실이지만, 50년 가까이 지낸 선후배의 마음 속까지는 못 바꾸는 것"이라며 "과거는 과거"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 의원은 축사가 끝난 뒤 이 의원을 연단으로 불러 손을 맞잡고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의원도 인사말에서 "얼마 전 대학 후배가 '서청원 선배와 화해하라'고 하더라. 신문에 보면 매일 친박 대표 서청원, 친이 대표 이재오가 싸운다고 하는데 정치적 노선이 다를 수는 있지만 그 시효는 이제 끝났다"며 "이제는 우리가 당과 나라를 위해,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의원은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대통령만 쳐다보는 제도이다 보니 누가 대통령과 제일 가까운가, 그 사람과 사이가 좋은가 나쁜가가 정치를 좌우하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소득이 3만불 이상 되려면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을 나눠야 한다"고 개헌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도 이제는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은 외교, 국방, 통일 등을 국가 원수로서의 자리를 갖고 나라 안의 살림은 내각에 맡겨 국무총리 책임 하에 하는 분권형으로 가야 한다"며 "이것이 나라 안의 갈등을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개헌 논의 시점과 관련해 서 의원은 "나도 20년 넘은 대한민국의 대통령 단임제에 국민이 실증을 느낄 때가 왔다고 생각하지만, 올해는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과 여전한 의견차를 보였다.
역시 친박계인 김무성 의원도 축사에서 "이 의원이 나라를 위해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고 집권 여당의 초강세 실세로서 많은 국정경험도 해 보니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저도 동의하지만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개헌 여론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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